<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잘 만들어진 휴먼 감동 스포츠 드라마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실제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아테네 올림픽 경기가 감동적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한 시나리오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임순례 감독이 연출도 잘 했다고 한다. 그래서 흥행도 잘 될까?
기대
- 잘 만든 영화는 흥행 성적이 좋다.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잘 만든 영화다.
- 그러므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잘될 것이다.
우려
- 한국에서 스포츠 영화들은 죄다 망했다.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스포츠 영화다.
- 그러므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안될 것이다.
흥행예상
기대 < 우려
기대에서는 대전제에 오류가 있지만 우려는 한국 영화계에 널리 퍼져있는 징크스다. 실제로 한국에서 대박난 스포츠 영화는 거의 없다. 임순례 감독이 만들었고 문소리가 연기했으니 당연히 잘 만들었을 거라는 믿음은 있지만 흥행은 모르겠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소재가 된 2004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경기가 아무리 감동적이었더라도 사람들이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고 단지 알고 있다는 이유로 극장까지 보러 갈지는 의문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국가대표 핸드볼 팀의 경기가 감동적이었고 일반인들의 인지도가 높으니까 흥행도 잘 될 거라는 논리라면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을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게 나았을 것이다.
2004년이면 3년 전인데 다이나믹 코리아에서의 3년 전이면 정말 옛날 옛적이고 그 동안 벌어졌던 별 희안하고 놀랍고도 감동적인 일들에 비하면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올림픽 나가서 은메달 딴 얘기 정도는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박태환과 김연아의 등장 이후에는 금메달을 따는 선수들도 경기를 보는 국민들도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운동한 얘기에 감동하지 않는다. 시대가 변한 것이다.
1월 10일 개봉하는 영화들 중에 이렇다 할만한 기대작이 없다는 사실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흥행에는 호재지만 아예 대박 날만한 영화가 없어 전체 극장 관객수 자체가 떨어진다면 호재라고 볼 수만은 없다.
기자와 평론가들의 호의적인 반응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흥행의 우려 사항이다. 언젠가부터 기자와 평론가들이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 치켜드는 영화들은 하나같이 쪽박을 차고 있는데 현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거의 모든 기자와 평론가들이 재밌고 감동적이라고 추천하고 있어 우려가 된다. 헐리우드에선 국제 영화제 수상 뉴스가 상업 영화 흥행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일부러 수상 사실을 은폐하기도 한다는데 만약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기자와 평론가들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 별 재미를 못 본다면 <기자 시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유도해 흥행으로 연결시킨다>는 전통적인 영화 마케팅 전략의 대폭 수정이 예상된다.
p.s. 영화가 끝나고 나면 실제 핸드볼 선수들의 인터뷰가 나온다는데 왠만하면 지금이라도 편집해버리기 바란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실제 선수들의 인터뷰가 영화적 감동에 도움이 될 거라는 의도라면 배우들이 연기한 핸드볼 경기 장면도 아예 2004년 여자 핸드볼 국가 대표팀의 실제 핸드볼 경기로 바꿔버리는게 낫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