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넷플릭스 가입 이후 거의 석 달간 한국 영화는 물론 드라마와 예능까지 멀리 하다 보니 문득 한국 배우가 나와서 한국말로 연기하는 영화를 보고 싶어져서 봤다. 외국 여행 오래 하면 신라면이랑 김치를 먹고 싶어진다더니 그 기분을 알 것 같았다. 그럼 뭘 볼까 고민하다 올 해 최고의 히트작이 박스오피스 700만을 돌파한 공조라길래 봤는데 확실히 한국 배우가 나와서 한국말로 연기를 하니 자막을 읽지 않아도 돼 몰입감이 남달랐고 같은 한국 사람이 액션을 해서 그런지 액션 장면도 유달리 박진감 넘쳐보였다. 추격 씬에선 막 나도 모르게 손에 땀이 쥐어졌다. 역시 한국인에겐 한국영화다. 남북 형사의 공조라는 소재도 참신했다. 남북 소재 영화는 오로지 한국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엔 이런 영화 절대 없다.

 

그런데 중반쯤 되며 초반의 낯섬과 반가움이 사라지자 영화의 단점이 하나 둘씩 눈에 띄기 시작했다. 현빈 멋있고 액션은 좋은데 북한군 연기는 어딘지 모르게 아쉬웠고 유해진은 구수한 맛이 참 정감 있어 좋았으나 럭키때보다 안 웃겨서 실망스러웠다. 윤아는 현빈이랑 뭔가 있을 줄 알았는데 별 거 없이 사라져버려 드라마에 비유하자면 중도하차한 느낌이었고 결정적으로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헐리우드 B급 액션 영화스러워져서 초중반까지의 흥이 다 식어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 영화가 별로라는 느낌은 전혀 없고 불쾌하거나 불만스럽지도 않다. 극장에서 봤어도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럭저럭 볼 만 했다. 가장 큰 이유는 현빈이 멋있고 액션 씬이 100억이라는 제작비에 걸맞게 화끈했기 때문이다. 클라이막스 전까진 지루하지도 않았다. 이제와 생각하니 윤아의 상큼한 애교 연기도 한 몫 한 것 같다. 아이돌 연기라고 평가절하 할 게 아니었다. 볼 때는 몰랐는데 만약 윤아와 현빈의 성적 긴장감이 없었다면 영화가 많이 루즈하고 다소 우중충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700만이라는 스코어가 납득이 된다.


p.s.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