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괜찮은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한국 시청자들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게 문제다.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 특히나 마블의 아이언 피스트나 대부분의 스탠드업 코미디 같은 류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오천오백편이 더 있더라도 한국의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상파 아침 드라마처럼 막장 코드 가득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고 그럴 바에는 tvn에서 최근 지향하고 있는 장르물 쪽을 파고드는 게 차라리 낫겠지만 그런 장르물 몇 편 더 만든다고 해도 역시나 한국의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의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려면 한국 시청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필요한데 나는 옥자가 그런 류의 작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옥자는 봉준호가 자기 정치 아니 자기 영화를 한 것일 뿐 한국 관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해보려고 만든 작품은 아니었다.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이나 김은희 작가의 사극 좀비물 킹덤도 마찬가지다. 이 두 편은 옥자처럼 감독이나 작가 개인이 돋보이는 작품은 아니겠지만 잘 해 봤자 넷플릭스에 이미 충분히 많은 괜찮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몇 편 더 추가되는 정도의 의미 이상은 없을 것 같다. 이대로라면 넷플릭스 코리아의 미래는 20161월 이후 지금까지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작품이 나와야 할까 고민해봤는데 기존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중에서 예를 들자면 나르코스가 가장 가까운 것 같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사회성 역사성 짙은 한국판 나르코스정도가 나와 주지 않는 이상 한국의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서 예를 들자면 MBC여명의 눈동자SBS모래시계같은 드라마가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모래시계는 서울, 경기지역 로컬방송에 불과했던 SBS를 전국방송으로 도약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는 주장이 있을 정도다.

 

내가 볼 땐 소재는 이미 나와 있으니 잘 만들기만 하면 된다. 대략 1979년부터 2017년까지의 한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제작비 천 억 이상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으면 여명의 눈동자리메이크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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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여명의 눈동자 오프닝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