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 지는 꽤 됐는데 그 당시에도 나쁘지 않게 봤고 지금 생각도 그렇다. 거칠고 서툰 부분이 많지만 나름의 미덕이 많은 영화이다. 일단은 스타 김수현이 아닌 인간 김수현에 대해 알 수 있어 좋았다. 김수현 정도 되는 스타의 진솔한 모습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게 아니다. 인터뷰 자리에 나와서 하는 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 사람에 대해 알려면 말보다는 행동을 봐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영화는 영화를 만든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영화는 감독처럼 나온다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리얼은 김수현이 감독은 아니지만 거의 전적으로 김수현의 영화이므로 인터뷰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스타 김수현이 아닌 인간 김수현이 뭘 하고 싶은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어떤 사람인지 대충 알 것 같았다.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오프닝에서 바지를 내리는 순간 바로 감이 왔다. 그동안 너무 멋있고 잘 나가서 멀리만 느껴지던 한류스타에게 이런 한남스러운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 알고 보니 그도 한류스타이기 이전에 한 명의 한남이었던 것이다. 김수현에 대한 예상치 못했던 동질감과 친근감 덕분에 영화에 대한 호감도도 증가했다. 의도치는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리얼은 김수현의 기존 팬들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김수현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남들을 위해 만들어진 셈이 됐다.

 

영화 자체는 한 마디로 말하자면 백억 짜리 학생영화 같았다. 창작자의 야심과 패기는 넘치는데 경험 부족으로 인해 그걸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제작비는 차고 넘치고 노출과 베드씬을 감수하고서라도 출연하겠다는 예쁜 여배우들도 줄을 서 있어 잔뜩 들뜬 상태에서 만든 느낌이었다.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사람도 없어서 촬영장 분위기도 진짜 흥겨웠을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봐왔던 신인감독의 작품 중 가장 신인감독다운 작품이었다.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