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에 갔다가 평대 위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제목에 혹해서 쓱 훑어봤다. 진짜로 리뷰를 쓰는 법이 적혀 있고 이대로만 쓰면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구구절절 옳은 말 좋은 말들이 많았는데 유일하게 공감할 수 있는 건 마지막의 계속 쓰라는 말이었다.


내가 블로그 활동을 시작한 게 2007년이니 올해로 10년 넘게 꾸준히 리뷰 비슷한 글을 쓰고 있어서 리뷰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오래 썼고 많이 썼으니 이왕 쓰는 거 잘 쓰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잊을 만하면 한 번씩 고민을 하고 인터넷에서 잘 썼다고 생각한 리뷰를 접하면 트위터에 RT로 간직하고 두 번 세 번 보는데 아직도 답을 모르겠다. 블로그에 올린 수많은 리뷰들을 어떻게 썼는지 기억을 돌이켜 보면 정확히 뭘 어떻게 써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쓰고 싶어져서 막연히 생각을 정리하며 무작정 쓰다 보니 나도 모르게 500자에서 1000자 정도가 채워지는 식이었다.


그런데 리뷰의 문제는 잘 쓰는 게 아니라 계속 쓰기였다. 이게 직업이 아니고 어떤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계속 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평대 앞에 선 채로 대충 읽어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리뷰 쓰는 법에도 어떻게 하면 계속 쓸 수 있는 지에 대해선 나와 있지 않다. 계속 쓰면 잘 쓸 수 있다는 말만 있던 것 같다. 그건 동감이다. 리뷰 뿐 아니라 글짓기의 세계에서 유일한 정답이자 진리는 계속 쓰기인 것 같다. 포기하지 않고 희망도 절망도 없이 계속 쓰기만 하면 아무 생각 없는 기계적인 글쓰기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까지는 저절로 업그레이드된다.


하지만 블로그를 10년 넘게 운영해보고 안 건데 진짜 어려운 건 계속 쓰기. 한 때는 활발했으나 이제는 업데이트가 중단된 리뷰 관련 블로그의 수가 밤하늘의 별보다 많은 것만 봐도 계속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알 수 있다. 내 얘기를 하자면 블로그 초창기 시절엔 구글 애드센스 광고 수익을 노리고 열심히 썼지만 유튜브가 대세가 되고 나선 다 부질없는 짓이 되어 버렸고 무작정 아무 보상 없이 쓰기엔 들여야 할 시간과 공력이 만만치 않다. 영화 리뷰를 예로 들자면 리뷰 한 편을 쓰는데 최소 두세 시간은 걸린다. 영화를 보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반나절이다. 소설이나 공연 리뷰는 그 두 세배가 들 것이다.


잘 썼다고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잘못 쓰면 욕만 바가지로 먹는데 이 짓을 왜 하지? 혹시 리뷰를 진짜로 수준 높게 잘 쓰면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도 생각해봤는데 기자나 유명 평론가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리뷰 잘 써서 부귀영화 누렸다는 사람 얘기는 단 한 번도 못 들어본 것 같다. 그럼에도 다시 이 리뷰 비슷한 글을 쓴 이유는 먹고 살기도 바쁜데 쓰잘떼기 없는 글 특히 리뷰 따위는 계속 쓸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안 쓰다 보니까 영원히 쓰잘떼기 없는 글은 안 쓸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안 써도 아무 지장 없지만 그렇다고 영원히 안 쓰면 머릿속이 황폐해질 것 같은 불안감이랄까? 그래서 일단은 계속 써 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리뷰를 쓰면서 느낀 건데 리뷰를 쓰는 시간 자체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딸랑 한 편 썼을 뿐인데 벌써 쓰잘떼기 있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황폐해진 머릿속이 어느 정도는 풍요로워진 기분이다. 리뷰는 잘 쓸 필요가 없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아무 보상도 없는 글을 한 편 완성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계속 쓰는 것만으로도 대성공이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