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이저 상업영화계에서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장르 두 개가 있었는데 바로 공포와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다. 둘 다 멸종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포는 이번에 곤지암200만이 넘는 초대박으로 인해 부활의 기미가 엿보였다. 정통 공포가 아니라 페이크 다큐여서 후속타가 어떤 식으로 가능할런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공포는 잘만 만들면 극장에서 대박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과연 내부자로 대종상 기획상을 받은 제작사의 차기작답다. 감독도 잘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기획의 승리였다.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바람 바람 바람의 첫 주 흥행성적과 예매율을 보아하니 한국의 관객들은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를 적어도 극장에서는 그렇게까지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 같다. 만듦새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기획은 완벽했다. 원작이 체코의 대박 19금 로맨틱 코미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이고 감독은 스물의 이병헌이고 캐스팅도 화려하다. 검증된 원작에 스타 감독에 그 중에서도 이엘 캐스팅은 신의 한수였다. 이엘 말고는 당구장 씬을 소화할 여배우가 떠오르지 않는다. 과연 내부자로 기획상을 받은 제작사의 차기작답게 기획적으로는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을 찾기가 힘들다.


특히나 곤지암의 대박으로 좋은 기를 잔뜩 받고 있는 와중이니 역시나 대박이 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진짜 이래도 안 되면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는 한국에선 안 되는 거였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래도 안 되는 분위기다.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는 안 그래도 힘들었는데 바람 바람 바람이 쐐기를 박은 셈이 되어 버렸다. 만약 이병헌 감독의 전작 스물처럼 젊고 잘 생긴 남자 배우들이 잔뜩 나왔으면 결과가 다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긴 하지만 젊고 잘 생긴 남자 배우들이 잔뜩 나온다면 그건 진정한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라고 볼 수 없다. 행여나 노출과 베드씬의 수위가 더 쎘다면 어땠을까 궁금하긴 하지만 그랬다면 이 정도 캐스팅과 투자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라니.. 기획의 시작이 언제였든 간에 정말 용감한 기획이었지만 당분간 한국에서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는 끝났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시대가 변한 것이다. 그래도 모두가 잊고 있던 공포와 남성향 19금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과감하게 도전한 하이브미디어코프의 차기작은 기대가 된다. 둘 다 간만에 참신한 기획이었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