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하우스라는 이름값에 포스터랑 예고편은 간지 폭풍인데 그렇게까지 엄청난 걸작은 아니다. 빠른 전개에 박진감 넘치고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영화도 아니다. 그냥 그럭저럭 볼 만 하다. 다소 정적이고 중간 중간 지루하기까지 하다. 하루아침에 애인을 잃고 전신마비가 된 주인공이 인간의 모든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최첨단 두뇌 스템을 장착하고 통제 불능 액션을 펼치는 초반만 잠깐 신난다. 막판에 범인의 정체와 범행 동기를 아는 순간 스르륵 김이 빠진다. ‘트랜센던스의 그것과 절로 비교가 되면서 그런 엄청난 능력으로 고작 이런 일을 벌였단 말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만 볼 때마다 톰 하디가 연상되는 로건 마샬 그린이 매력적이고 프로덕션의 완성도가 뛰어나다. 전반적으로 기발하고 독창적이라기보다는 기존에 나와 있는 것들을 적당히 포장했는데 결과물이 나쁘지 않다. 이쪽 장르의 전문가들이 모여 큰 야심 없이 딱 하나만 제대로 하자는 모토로 진짜 딱 하나만 제대로 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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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 개봉한 19금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의 손익분기점은 150만쯤인데 119만에서 막을 내렸다. 19금 드라마 상류사회의 총제작비는 80억 원인데 개봉 첫 주 관객 수는 50만 명이다. 손익분기점은 250만쯤 될 듯한데 100만 넘기도 버거워 보인다. 참고로 바람 바람 바람의 개봉 첫 주 관객 수는 61만이었다. ‘바람 바람 바람에 이어 상류사회역시 흥행에 실패한 것이다. 19금 영화 장르의 특성상 IPTV시장에서의 깜짝 흥행을 노릴 수 있겠지만 잘 돼 봤자 극장 수익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다. 사양길을 걷고 있던 로맨틱 코미디와 공포는 너의 결혼식곤지암덕분에 부활에 성공했지만 19금 영화는 바람..’상류사회의 연이은 흥행실패로 향후 몇 년간은 극장에 제대로 걸리긴 힘들어질 것 같다. IPTV업계에서도 19영화는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있는데 19금 장르는 이대로 영영 끝나버리는 걸까?


다른 건 몰라도 바람..’상류사회가 흥행에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남자 관객과 여자 관객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보니 영화가 어정쩡해져버리고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는 사회분위기 역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획이 올드한 탓도 있는 것 같고 제작진 역시 19금 영화의 특성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 일본 AV배우가 아무리 유명하고 그녀의 베드씬이 레전드급으로 적나라하다 한들 그걸 극장에서 돈 주고 보고 싶은 관객은 없었을 것이다. 기존의 유명 영화감독들이 흔히 하듯 공개 오디션 등을 통해 뉴 페이스를 발굴했어야 했다. 무엇보다 관객들로 하여금 19금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만들려면 그럴싸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상류층의 민낯을 까발린다!”는 것만으론 애매했던 것 같다. 무슨 해외영화제에 진출해서 예술영화로 분류할 수라도 있었다면 또 모르겠는데 이래저래 명분이 부족했다. 공교롭게도 바람..’상류사회모두 하이브미디어코프라는 회사의 작품인데 삼세번이라는 말도 있으니 이대로 19금 영화 시장을 포기하진 말았으면 좋겠다.


관련 포스팅

곤지암, 바람 바람 바람 그리고 하이브미디어코프

블로그에 19IPTV영화 리뷰를 꾸준히 올리면 생기는 일2

 

Posted by 애드맨



얼마 전부터 슈퍼히어로 영화만 보면 잠이 왔다. 재미는커녕 끝까지 제대로 본 기억조차 거의 없다. 그래서 히어로물은 개봉하든 말든 인터넷에 뜨면 다운받아 보거나 스트리밍으로 봤는데 여전히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다. 그나마 극장에서 봤을 땐 영화 같긴 했는데 집에서 보니 영화 같지도 않았다. 영화 같은 동영상? 그러던 차에 아무 생각 없이 넷플릭스를 뒤지다(넷플릭스 추천 아님) ‘지그라 불린 사나이라는 영화를 발견하고 아무 기대 없이 봤는데 이게 웬걸? 의외로 재밌었다. 논스톱으로 끝까지 봤다. 그간의 히어로물에선 보기 드문 청소년 관람불가여서인지 해방감마저 느껴졌다. 데드풀과는 다르다. 데드풀은 등급만 청소년 관람불가지 결국은 마블 특유의 아동스러움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지그는 그런 거 없다. 말 그대로 어덜트 히어로물이다. 잔인하고 화끈하며 현실적이다. 꿈과 희망은 당연히 없고 초능력도 별 거 없다. 그냥 힘만 쎄다. 가벼운 상처는 금방 치유되지만 신통방통한 재생 능력 같은 건 없다. 빌런 역시 마찬가지다. 고만고만하다. 이야기도 뻔하다. 히어로물 공식에서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다. 내세울 건 오로지 캐릭터에 대한 공감과 표현의 리얼함뿐인데 그게 먹혔다. 멜로 라인도 신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게 딱 적절했다. 이걸 보니 내가 히어로물과 안 맞는 게 아니라 마블의 히어로물과 맞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