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킹 배드’에는 역대 최고 미드답게 매력 있는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캐릭터가 돈세탁 변호사 맥길이었다. 한국 변호사와는 다른 미국 변호사 업계 특유의 ‘엠뷸런스 체이서’적인 면이 흥미로웠고(한국도 점점 미국화 되어가고 있다지만) 돈 없고 빽 없는 변호사가 정글 같은 뒷골목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고군분투가 압권이었다. 바로 그 변호사가 주인공인 스핀오프라고 해서 봤는데 청출어람이라고 ‘브레이킹 배드’보다 훌륭하면서도 짠한 구석이 있었다. 마음이 아픈 형과 평생에 걸쳐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장대한 스토리가 압권이었고 단짝 친구 마르코의 엔딩이 특히 짠했다. 그런데 시즌을 거듭하면서부터는 점점 돈세탁 변호사 맥길의 이야기라기보다는 ‘브레이킹 배드’에 나왔던 조연 모두의 이야기가 되어가더니 여기까지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는데 초반에는 양념 정도였던 마약 얘기가 메인 급으로 급부상하면서부터는 ‘베터 콜 사울’이 아니라 ‘브레이킹 배드’의 또 다른 시즌을 보는 기분이 들어 시리즈의 초심을 잃은 게 아닌가 싶어 조금 아쉬웠다. 시즌 5에서는 부디 초심으로 돌아와 주면 좋겠다.

 

 

Posted by 애드맨
,

 

최근에 넷플릭스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일본 애니메이션 3편이다. “1,000명이 넘는 여학생 사이에 낀 남학생 5명. 아주 기가 팍팍 눌려 여자한테 말도 못 거는 신세가 됐다. 그렇다고 장난질도 못할 법은 없지. 가자, 알몸 보러 여탕으로!” 여기까지가 ‘감옥학원’ 시즌 1의 1화 ‘훔쳐보기 대작전’의 소개 글이다. 어쩐지 얼마 전에 논스톱으로 정주행한 ‘백 스트리트 걸스: 조폭 아이돌’의 한 핏줄 병맛 애니란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봤는데 예상 그대로였다. 시즌 1의 1화부터 마지막 편까지 시청을 멈출 수가 없었다. 역시 한 핏줄 애니로 보였던 ‘첫 갸루’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아서 1화 초반 보다가 말았는데 ‘감옥학원’은 왜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걸까? ‘첫 갸루’는 병맛이 약해서였나? ‘감옥학원’은 애니 만으로는 성이 안 차 만화책으로 그 뒷이야기부터 엔딩까지 다 봐 버렸는데 많이 실망했다. 별 내용이 없었다. 딱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부분까지가 최고였다. 넷플릭스를 보다 보면 ‘감옥학원’처럼 무아지경에 빠져 논스톱으로 정주행하게 되는 작품이 종종 있는데 공통점이 뭔가 생각해보니 웰메이드거나 걸작이라기라서보다는 내 취향을 저격하는 뭔가가 있어서다. 또 다른 공통점으로는 한국에선 절대로 만들어 질 수 없다는 것? 아무래도 ‘첫 갸루’, ‘러브 라이브’, ‘아이돌 마스터’쪽보단 ‘감옥학원’이나 ‘백 스트리트 걸스: 조폭 아이돌’쪽에 끌리는 걸 보면 확실히 나는 모에(?)나 여고생 교복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아, ‘바키’도 시즌2까지 논스톱으로 봤다.

 

 

Posted by 애드맨
,


힐링이 필요해서 봤다가 물음표만 잔뜩 생겼다. 일본식 모에 장르엔 딱히 관심이 없어서 리락쿠마 캐릭터가 귀여운 건 모르겠는데 주인공인 가오루씨가 시종일관 불쌍하게 그려져서 도대체 왜들 저러는 걸까 의아할 뿐이었다. 다들 그녀를 불쌍하다고 수군대고 본인도 스스로를 불쌍하게 여기고 청승 비슷한 걸 떠는데 알고 보니 단지 나이가 많고 남자가 없다는 것 때문이다. 심지어 집도 그럭저럭 잘 살아서 회사 따위 안 다녀도 되는 것 같은데도 그랬다. 가오루씨의 회사 동료 중 어리고 예뻐서 남자들의 대시를 즐기는 여직원이 특히 가오루씨를 나이 많고 남자 없다고 불쌍하게 여기는데 이런걸 보면 한국이 10년 터울로 일본의 뒤를 쫓는다는 말도 이제는 옛 말 같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 한국에서 이런 작품이 만들어졌다간 아마 모르긴 몰라도 시대착오적이라는 항의글로 시청자 게시판이 폭발했을 것이다. 물론 내가 남자라서 여자의 인생에 남자라는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몰라 조심스럽지만 보통 남성향 작품에선 여자 친구가 없는 남자 캐릭터가 코믹하게 그려지는 것과는 너무 다르다. 가능하다면 시즌2에서는 가오루 씨가 남자 없이도 행복한 모습을 보고 싶다.

 

Posted by 애드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