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당시에 극장에서 안 본 이유는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평이 많아서였다. 캐스팅이 화려해 어떤 영화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나도 이젠 나이가 들고 심약해져서인지 잔인한 영화는 큰 화면으로 못 본다. 고어랑 슬래쉬 같은 거 끊은 지도 오래됐다. 박훈정이 만들었으니까 악마를 보았다의 전편보다 못한 속편쯤 되려니 생각하고 잊어버리고 있던 중 며칠 전에 IPTV에 떠서 별 생각 없이 봤는데 의외로 재밌었다. 이종석 때문이다. 김명민의 담배와 장동건의 안경테 그리고 몇몇 배우들의 불명확한 발음이 시종일관 몰입을 방해했지만 이종석 덕분에 끝까지 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이종석의 표정 변화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했다. 압권은 막판에 한강대교 씬이었다. 초중반까진 흥미롭긴 했지만 이렇다 할 한 방이 없어 긴가민가했는데 한강대교 씬에서 기어이 해내고야 말았다. 이종석이 씩 웃으며 성큼성큼 슬로우 모션으로 걸어오는 장면에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며 소름이 확 돋았다. 이종석이 이런 것도 할 줄 안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알겠다. 덕분에 영화에 대한 인상도 그 씬을 전후로 불호에서 호로 바뀌었다. 이종석이 영화를 살린 것이다. 연출의 톤 앤 매너만 적당히 조절했어도 올해의 베스트감인데 그저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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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랑 줄거리만 봐선 ‘베테랑’같기도 하고 ‘검사외전’같기도 하고 새로운 소재도 아니고 이야기 전개도 뻔할 것 같고 등등 여러모로 안 봐도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막 보고 싶어지는 영화는 아니었는데 막상 보니 의외로 재밌다. 막판에 일이 너무 쉽게 해결되는 감은 있지만 이야기가 아기자기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고 프로덕션의 완성도도 ‘베테랑’이나 ‘검사외전’보다 낫다. 배우들 연기도 훌륭하고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다. 딱 하나 제목이 아쉽다. ‘특별수사’는 임팩트가 약하고 내용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김명민이 경찰로 나왔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인 브로커로 나오므로 브로커라는 직업에 어울리는 더 좋은 제목이 있었을 것 같다. 게다가 브로커라는 직업은 한국영화에 처음 등장한 것 같으므로 ‘브로커 김명민’에 더 포인트를 줬다면 영화가 지금처럼 익숙하게 느껴지진 않았을 것 같다. 포스터 속 ‘특별수사’라는 타이틀 위의 김명민은 아무리 봐도 변호사나 검사 같다. 1편만 봐선 충분히 시리즈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특별수사’는 시리즈 제목으로도 아닌 것 같다. 개봉 첫 주에 60만이 들었는데 만약 개봉 시기가 ‘베테랑’이나 ‘검사외전’보다 먼저고 비수기만 아니었다면 개봉 첫 주 100만은 충분히 넘기고도 남았을 것 같다. 그래도 뒷심이 기대된다. 경쟁작들이 아주 쎄지만 않다면 롱런할 것 같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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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2010.07.01.


메인카피

반드시 구해줄게


줄거리

신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지고 있던 목사 주영수(김명민)에게 5살 된 딸 혜린이 유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주 목사는 딸이 무사히 돌아오기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지만 결국 딸은 돌아오지 않는다. 8년 후, 신에 대한 믿음도 가족도 모두 잃은 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죽은 줄만 알았던 딸이 살아있다! 8년의 세월을 돌이킬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 딸을 찾기 위한 주영수의 필사의 추격이 시작된다.


기대

혜린이에게 8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우려

제목이 안 어울린다.


흥행예상

기대 < 우려


파괴라는 단어와 영화의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는다. 파괴된 사나이라는 SF소설 때문만은 아니고 파괴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공계가 떠오르는데 영화의 분위기는 인문계 쪽이기 때문이다. 참신할 수도 있었지만 참신과 엉뚱의 경계에서 엉뚱 쪽으로 넘어간 느낌이다. 분명 더 좋은 제목이 있었을 것 같다. 다른 작품에서 제목을 빌려 온 게 나쁘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예고편을 보니 구로사와 아키라의 <천국과 지옥>에서 빌려 온 듯한 장면이 있던데 다른 작품에서 제목도 빌려오고 장면도 빌려왔다고 생각하니 알고 보면 독창적으로 잘 만들어진 작품일 수도 있는데 그럴 것 같지 않다는 선입견이 생길라 그런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몇 년간 유괴 소재 영화도 너무 많았다. 8년 동안 혜린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궁금하지만 줄거리에서 유괴라는 단어만 봐도 이미 영화를 대충은 본 것 같은 기분이다. 유괴범에게 전화가 오고 요구 사항 얘기하고 경찰에 말하네 마네 하고 등등. 그냥 혜린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만 알고 싶다.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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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배우의 몰입 심영섭 영화평론가
배우의 뼈 깎는 고통만이 감동이라면 양성희 기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영화는 미워해도 감독은 미워하지 말라는 뜻이다. <내 사랑 내 곁에>에서 김명민의 죽음을 각오한 감량 투혼이 영화 속에 제대로 구현되었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은 개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리 죽음을 각오한 배우의 투혼이 영화 속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감독이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미필적고의가 아니라 인식있는 과실로 봐야 하는 것이다.


만일 감독이 죽음을 각오한 배우의 투혼이 영화 속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예견하면서도 그래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었다면 미필적고의가 되겠지만, 죽음을 각오한 배우의 투혼이 영화 속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기의 연출력 정도라면 배우의 투혼을 반드시 영화 속에 제대로 구현해 낼 것이라고 믿고 영화를 만들었는데 막상 만들어놓고 보니 배우의 투혼이 영화 속에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경우라면 인식있는 과실이다. 미필적고의가 있는 경우라면 감독이 백번 천번 미움을 당해도 싸겠지만, 인식있는 과실일 경우엔 그냥 영화만 미워하는 게 맞다.

물론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죽음을 각오한 배우의 투혼이 영화 속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예견하면서도 그래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감독 본인만 알겠지만 설령 그랬다고 치더라도 배우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억지로 감량당한 것도 아닌데 감독에게 착취를 당했다느니 배우의 노력과 희생이 거의 무(無)가 되어 버렸다느니 운운하면 감독과 대등한 프로의 입장에서 시나리오까지 다 읽어본 후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선택한 배우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이다.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솔직하고 신랄한 리뷰가 반갑긴 하지만 배우의 열정에 대한 착취라느니 영화를 감독의 가슴과 머리로 만들어야 했었다느니 까지는 좀 오버 같다. 아무리 영화가 미워도 감독은 미워하지 말자. 영화가 마음에 안 들어서 화가 난 것 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언어폭력과 인신공격성 발언은 다음엔 더 좋은 작품을 만들라는 채찍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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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국산 멜로영화 시장 개장을 앞두고 <내 사랑 내 곁에>와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흥미로운 대결구도가 형성되었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내년 3월 14일 개봉 예정이고 <내 사랑 내 곁에>의 개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두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해 멜로영화 시장의 제한된 관객을 두고 흥행 대결을 벌이게 될지 말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권상우가 <내 사랑 내 곁에>의 출연을 번복하고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선택했으므로 어느 영화가 더 흥행이 잘 될지, 권상우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지 말지 등의 여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두 영화의 흥행 대결은 권상우라는 배우의 운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뿐만 아니라 박진표 감독과 김광수 대표의 흥행 대결이기도 하다. 박진표 감독과 원태연 감독의 대결이 아닌 감독과 대표의 대결인 이유는 권상우가 원태연이 감독이라는 이유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선택하진 않았으리라 짐작되기 때문이다.

이게 다 권상우가 <내 사랑 내 곁에>의 출연을 번복하고 하필이면 같은 멜로 영화인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내 사랑 내 곁에>는 불치병에 걸린 남자의 슬픈 사랑 이야기고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도 뮤직비디오가 병원에서 촬영된 걸 보니 누구 하나가 불치병에 걸릴 듯한 분위기의 슬픈 사랑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제목 자체가 슬픈 이야기다. 제목만 놓고 본다면 <내 사랑 내 곁에>보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더 슬플 것 같다. 두 영화는 촬영 시기까지 비슷하다. 몇 년 전 만우절에 동시 개봉해 동반 흥행 실패의 아픔을 맛봤던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의 전례가 있고 촬영 시기가 비슷하다고 개봉 시기까지 비슷한 건 아니지만 만약 개봉시기가 비슷하다면 과연 어느 영화가 더 잘 될지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 같다.

만약 두 영화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다면 <내 사랑 내 곁에>가 더 잘 될 것 같다. 여름에 개봉한 단 한편의 공포영화였던 <고사:피의 중간고사>의 흥행 성공보다는 에이즈에 걸린 다방 레지와 농촌 총각의 사랑 이야기 <너는 내 운명>의 흥행 성공이 더 놀랍기 때문이다. <고사:피의 중간고사>의 흥행 성공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긴 했지만 (나는 예상했었다.) 조금만 생각해 본다면 당연한 성공이었다. 여름에 국산 공포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몽땅 다른 나라로 이민간 것도 아닌 상황에서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국산 공포 영화는 <고사:피의 중간고사> 한 편 뿐이었다. 어떻게 실패하겠는가. 이는 영화 자체의 힘보다는 공포 영화를 만들지 않은 다른 영화사 대표들 덕분이라고 봐야한다.

아무도 공포영화를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공포영화를 만든 김광수 대표의 비즈니스 감각은 훌륭하지만 박진표 감독은 순전히 영화를 잘 만들어서 <너는 내 운명>과 <그 놈 목소리>를 성공시켰다. 영화를 만드는 건 제작자가 아니라 감독이다. 게다가 <내 사랑 내 곁에>에는 권상우 대신 김명민이 출연한다. 원태연 감독의 시를 좋아하고 신인감독이라고 영화를 못 만드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 꾸준히 증명되고 있지만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는 옛말이 있다.

루게릭병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내 사랑 내 곁에>가 더 잘 될 것 같다.

관련기사 :
권상우 대신 김명민 '내사랑내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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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도시>는 <우생순>보다 잘 될까?


개봉일

2008.01.10.


메인카피

리얼 소매치기 범죄액션

절대 믿지 마라. 그들은 숨소리마저 거짓말이다.


줄거리

국내 최고의 엘리트 형사들로 구성되어 각종 강력사건을 도맡아 처리하는 한국의 FBI, 광역수사대. 그 중에서도 최고의 검거율을 보이고 있는 광역수사대의 베테랑 형사 조대영(김명민)에게 사건 조사 중이던 연쇄살인사건 대신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야쿠자와 연계된 기업형 소매치기 사건을 전담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 온다. 왠지 소매치기 사건만은 맡고 싶지가 않은 대영. 그에게는 소매치기와 관련된 지울 수 없는 기억이 남아 있다.


기대

손예진의 천수관음 문신

같은 날 개봉하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초대박으로 전체 관객수 급증


우려

국제적인 소매치기 조직의 수익률과 리스크

같은 날 개봉하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흥행 불발로 인한 제로섬 게임


흥행예상

기대 < 우려


소매치기는 분명히 죄질이 나쁜 범죄지만 요즘엔 워낙 기상천외하고도 극악무도한 범죄 수법들이 많이 알려져서 상대적으로 드라마틱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이제는 한번 터졌다 하면 수백억 수천억인데 콩나물 지하철과 만원 버스 타고 다니는 서민들의 지갑을 슬쩍해서 벌 수 있는 금액이 얼마나 되겠는가.


소매치기와 관련해 가슴 아픈 기억이 있는 광역수사대의 베테랑 형사와 소매치기 조직의 리더가 첫눈에 서로의 매력에 끌린다는 뮤직 비디오에서 흔히 등장할 법한 설정에선 안봐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관람 의욕도 떨어진다. 무엇보다 손예진의 미모 정도면 굳이 힘들고 위함한 소매치기 따윈 안해도 잘 먹고 잘 살수 있을 것 같아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익숙하고 뻔한 기획으로 승부하는 <무방비도시>가 새롭고 참신한 기획으로 승부하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보다는 아주 조금 더 잘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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