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중반이었으면 극장에서 개봉해 최소 150만은 들었을 이야기다. 제작사는 태원이고 정준호, 신현준, 김정은, 김수미 등등이 출연하는 싼티나고 작고 소소하지만 밝고 따뜻하고 정겨운 코미디. 1~2부는 포복절도하면서 봤고 3~4부는 폭풍오열하며 봤다. 그 당시 흥행 코드였던 초반 웃음 후반 감동 코드에도 딱 들어맞는다. 분량도 적절하다. 4부작이어서 조금만 임팩트 있게 줄이면 딱 극장 개봉작 러닝타임이다. 배우들도 다 씬스틸러급이다. 특히 강예원은 얼마 전 ‘날 보러와요’에서 원탑 주연으로 150만을 동원하며 티켓 파워도 증명했다. 드라마 연기와 영화 연기를 구분하는 게 좀 이상하지만 지상파 드라마에서 드라마 연기가 아닌 영화 연기를 볼 수 있어서 색다른 맛이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 심화된 극장 개봉작의 양극화로 인해 이런 사이즈의 작품은 거의 멸종 직전이었는데 전혀 기대하지 않고 본 지상파 단막극에서 이런 사이즈의 작품을 접하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사이즈의 아무도 예상 못한 걸작은 IPTV쪽에서 나오게 될 줄 알았다. 극장 개봉 영화나 지상파 드라마에서 이런 유의 이야기를 다루기에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유의 이야기를 원하는 관객들과 극장 개봉 영화나 지상파 드라마에 진출하지 못하는 배우들이 존재하므로 플랫폼만 받쳐주면 될 것 같은데 그게 IPTV라고 생각했다. 물론 큰 착각이었다. IPTV 영화였으면 제작사나 투자사에서 무조건 여주인공의 베드씬을 요구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강예원급 여배우의 캐스팅이 물 건너가면서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은 제작이 불가능해졌을 것이다. 이제와 생각하니 쿠도 칸쿠로 느낌도 조금 난다. 여러모로 기존에 봐오던 지상파 단막극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KBS에서 원래 방송 예정이던 작품 편성에 차질이 생겨 땜방용으로 긴급 편성된 작품이라고 하던데 부디 앞으로도 이런 땜방 드라마를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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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가 출연하는 메이저 영화사의 미스터리 스릴러라면 ‘아주 많이’ 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말이 되리라는 무언의 약속이나 합의 같은 게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그런 게 없다. 재미가 있고 없고를 떠나 총체적으로 말이 안 된다. 하나하나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것 같을 정도다. 영화 전체가 거대한 의문 덩어리다. 초반까진 내가 이해력이 딸려서 말이 안 되게 느껴지는 줄 알고 어떻게든 이해해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턴 다 내려놓고 키득키득 웃으며 봤다. 클라이막스 직전에 나온 어리버리 경찰은 정말 역대급이었다. 완전 빵 터졌다. 못 잊을 것 같다. 안재홍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고 가장 안타까운 건 김성오의 감량 투혼이다. 김성오의 깡마른 몸을 보고 감탄하다가도 좀만 지나면 말이 안 되는 장면들이 튀어나와 극에 몰입할 틈이 없었다. 그나마 김성오가 그 정도 해 줬으니 끝까지 보기라도 했지 김성오 아니었음 중도포기 했을 것이다. 국가대표급 연기 유망주 심은경의 괴물 같은 연기를 기대하고 봤지만 캐릭터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만 본 것 같다. 영 톤앤매너를 못 잡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건 심은경 잘못은 아니다. 특히 ‘정의’, ‘비극’, ‘악의 승리’, ‘선한 사람들’ 같은 대사들은 전도연이 해도 이상했을 것이다. 엔딩도 뜬금없고 황당했다. 김성오의 깡마른 알몸만 기억에 남는다. 뒤태가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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