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보고는 엔드크레딧이 다 올라가기도 전에 ‘앤잇굿 선정 2016년 외국영화 베스트’에 선정해버렸다. 몇 안 되는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아무도 모른다’와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감동을 잊지 않고 있다. 그런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작품이라면 당연히 베스트려니 했다. 그러나 이번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솔직히 좀 지루했다. 다 큰 여자 셋과 사춘기 소녀 한 명이 모여 사는데 시종일관 히스테리 없이 화기애애 훈훈하기만 해서 말도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들 착하기만 하고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주는 마음만 있어서 종종 오글거리기까지 했다. 너무 달아서 한 입 이상은 먹기 힘든 일본 과자 같았다. 기리노 나쓰오와 미나토 가나에가 그리웠다. 그래도 끝까지 볼 수 있었던 건 일본의 탑클래스 미녀 여배우들 덕분이었다. 평소 아야세 하루카와 나가사와 마사미 팬이었는데 카호와 히로세 스즈도 훌륭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고 생각해보니 앤잇굿 외국영화 베스트에 선정할 정도의 작품은 아닌 것 같아서 선정을 취소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오랜 팬이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졸작을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차라리 이복 여동생이 아니라 피가 섞이지 않은 사춘기 남동생과 같이 사는 로맨틱 하렘물로 만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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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괜찮아서 놀랐다. 결혼 적령기의 평범하고 볼품없는 남자에게 아무 이유 없이 미녀들이 꼬이는 이야기라길래 무슨 하렘물 같은 건줄 알고 봤는데 전혀 아니었다. 특히나 포스터만 보고는 일본 특유의 마냥 웃기는 짜장면 같은 영화인줄 알았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시종일관 밝고 명랑하고 재기 발랄하지만 은근히 진솔하면서도 결국엔 묵직한 한 방이 있는 걸작 청춘 영화였다. 역시 일본은 청춘영화 강국이다. 다른 장르는 몰라도 청춘영화 하나만큼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만든다. 친구네 자취방에서 밤새도록 수다 떨고 놀다가 아침 해가 뜨기 직전 첫차를 타러 나왔을 때의 살짝 쌀쌀하면서 푸른빛이 감도는 길거리 분위기가 이렇게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는 영화는 처음이다. 모르는 여자와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고 설레고 친해지고 결국엔 상처를 주고 받고 등등의 감정도 마찬가지다. 여배우들도 훌륭했다. 내 취향은 아소 구미코 쪽에 가깝지만 나가사와 마사미가 워낙에 매력적으로 나왔다. 앞으로 이 영화에서보다 더 매력적으로 나오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매력적으로 나와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쑥불쑥 드문드문 옛날 생각이 나서 조금 슬퍼졌다. 엔딩이 조금 허접했지만 다 용서할 수 있었다.


p.s. 여배우들이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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