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영화 한편을 잘 보고 왔는데 왠지 허전하다.


네이버 평점이 5점 이하면 절대로 내 돈내고는 안봤는데 네이버 평점을 확인하지 않고 극장에 갔기 때문이다. 물론 네이버 없어도 영화는 볼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영화 한편을 보려면 네이버에 접속해서 네이버 평점을 확인하고 극장에 갔다가 영화를 본 후 다시 네이버에 접속해서 커뮤니티의 네티즌 평들을 일일이 읽어본 후 리플을 달고 평점을 매기고 나서야 영화 감상을 마무리 지었는데 네이버 없이 영화를 보려니 전희와 후희 생략하고 본게임만 뛴 것처럼 무척이나 허전하고 쓸쓸하다.


네이버가 돈받고 평점을 조작한다는 음모론을 믿는 편이고 네이버 영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알바들의 존재를 모르는 바도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 감상에 네이버가 이렇게까지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줄은 네이버 없이 살아보자고 결심하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나의 감상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고 다른 사람은 내가 본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알고 싶고 내가 느끼고 있는 막연한 감정을 누군가가 정확히 캐치해서 속 시원하고 위트있게 정리해준 공감백점 영화평을 읽고 싶은데 네이버 없이 살아보기로 결심한 마당에 다시 네이버로 기어들어갈 수는 없었다.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걸까?


그래서 오랜만에 영화평 쓰기의 달인 <듀나의 영화 낙서판>에 가보았다. 내가 모르고 있던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좋고 변함없이 쿨한 문체는 매력적이지만 나보다 똑똑한 거 같아 기분이 나쁘고 네티즌 리뷰 특유의 좋으면 좋다고 환장하고 싫으면 죽어버리라고 욕하는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느낄 수 없어 허전하다. 무엇보다 내가 방금 보고 온 영화 리뷰가 없다. 회원 리뷰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은 다른 나라 사람이 쓴 것처럼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들만의 리그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별 수 없이 엠파스 영화를 클릭했다. 네이버랑 비슷한 구성이다. 커뮤니티로 들어가니 <영화를 보고> 게시판이 있다.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가봤지만 네티즌 리뷰의 조회수가 대부분 두자리수다. 이 정도 조회수는 네이버 영화 카페에 올라온 글들의 조회수 수준이다. 미안하지만 엠파스 영화에선 나의 영화 감상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다.


드림위즈와 야후에는 영화 커뮤니티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예상대로 다음에는 영화 커뮤니티가 있다. 역시 네이버와 비슷하다. 네티즌 리뷰의 조회수를 보니 간혹 세자리수가 있다. 엠파스보다는 찾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네이버에는 없는 엄지손가락 그림도 있어 좋은 평 나쁜 평을 글을 읽지 않아도 알 수 있어 편리하다. 그래도 뭔가 허전한 느낌인데 곰곰이 살펴보니 리뷰 수가 네이버보다 압도적으로 적다.


네이버를 벗어나면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모르겠다.

네이버 없이 영화를 보려니 외톨이가 된 것처럼 외롭고 쓸쓸하다.

Posted by 애드맨

2007년 11월 16일. 오늘부터 네이버 없이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언젠가부터 인터넷을 하는게 아니라 네이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심지어는 외국에 나가도 컴퓨터만 켜면 네이버에 접속하다보니 무보수로 일하는 네이버 직원이 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네이버 직원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살아야되는지 회의가 들었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네이버화된 나의 체질도 변화시켜보고 싶다. 한국 인터넷 산업을 살리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거나 네이버 NHN 주가 230,000원의 반값도 안되는 다음과 엠파스의 주식을 매수하지도 않았지만 내 인생이 주류가 아닌데 굳이 주류 포탈 네이버만 하루종일 쳐다보며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일단 시작페이지를 네이버에서 엠파스로 변경했다. 다음 카페로 유명했던 추억의 다음으로 하려다가 네이버 검색건수가 70%, 다음이 16%, 엠파스가 5% 라고 해서 엠파스로 결정했다. 컴퓨터만 켜면 보이던 네이버의 녹색화면이 엠파스의 딱히 컨셉이 없어보이는 하얀색으로 변하니까 뭔가 허전하다. 당장 네이버에 접속할 때 느껴지던 폐쇄적인 소속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네이버에 접속하면 뭘 클릭해도 네이버지만 엠파스에 접속하니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엠파스에도 메인화면에 뉴스가 뜨긴 하지만 어째 네이버에 뜨는 뉴스보다 믿음도 덜가고 뭔가 어정쩡해보인다. 뉴스도 네이버에 떠야 진짜 뉴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엠파스 직원이 보면 기분 나쁘겠지만 원래 비주류는 좀 서러운 법이다. 그래도 엠파스 직원이 나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사람취급 받고 살고 있으니 너무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장 내 명함과도 같던 네이버 이메일에 새로 온 편지가 있을 것 같아 궁금해서 온 몸이 근질거리지만 어차피 당장 확인안하면 안될 메일이 올 일은 없으니 다행이다. 정 급한 일이 있으면 핸드폰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믿는다. 어차피 대부분의 이메일은 스팸메일이고 중요한 메일은 보내는 사람이 메일 보내고 나서 메일 보냈다고 연락을 주기 때문에 네이버 이메일이 없어도 사는데는 별 지장이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누가 이메일을 보내겠다고 하면 거의 사용하지 않던 엠파스 이메일을 알려줘야겠다.


네이버의 녹색화면을 몇분 안봤을 뿐인데 벌써부터 손가락이 떨리고 네이버 메인에 뭐가 떴는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다. 예전 담배를 끊을 때 이런 기분이었는데 네이버에도 금단증상이 있는걸까.


엠파스에도 블로그가 있구나. 네이버 블로그야 원래 유명하고 하긴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가 다 독점적으로 유명하다보니 엠파스에 블로그가 있다는 사실조차 신기하다. 다음 카페는 언제 마지막으로 접속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지만 얼마전부터 블로거들을 울고웃게 만드는 블로거 뉴스로 유명한데 엠파스의 장점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여기 저기 둘러보니 왠지 학창시절 다른반에 처음 들어갔을때처럼 마냥 낯설다. 메인을 엠파스로 바꾸고나니 내 마음의 고향은 네이버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러고보니 드림위즈도 있었구나. 근데 드림위즈도 포탈인가? 드림위즈를 생각하니 엠파스는 어마어마한 거대 주류 포탈로 느껴진다. 몇 년만에 드림위즈 이메일에 로그인을 해보니 천문학적인 수의 읽지 않은 메일이 있다.


미안해. 드림위즈. 잘해보자. 엠파스.

Posted by 애드맨

필름2.0에서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이 가동됐다. 는 기사를 보곤 똑똑한 영화계 주요인사들이 왜 순진하게 삽질을 하나 싶었다.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홍보용 영상물을 함께 보고 불법 다운로드 근절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고 하는데 이런 캠페인으로 불법 다운로드가 근절될거라고 믿지도 않으면서 무의미한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는데 기사 하단을 보니 그에 대한 답이 나와 있었다.

포털 기업 NHN(주)이 캠페인 파트너로 함께 나섰고 9월 20일부터 캠페인 페이지를 열어 홍보영상을 블로그나 카페로 담아가는 누리꾼 한 사람 당 100원에 해당하는 기금을 조성해 영화산업 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쓰는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한다. 비록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으로 불법다운로드를 없앨 순 없지만 포털 기업 NHN(주) 네이버로부터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을 받아낼 수 있다면 삽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다운로드 근절이라는 대의명분으로 네이버에서 조성된 기금이 왜 불법다운로드 근절과는 별 상관없는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이라는 애매모호한 용도로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산업이 발전한다고 불법 다운로드가 근절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다는 명분과 불법 다운로드의 상관관계는 더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사실 곰TV나 토토브라우저면 모를까 네이버에서 직접 불법다운로드 받는것도 아닌데 모른척해도 되는 네이버가 굳이 후원하는 이유도 궁금하다. 네이버에서 밝힌 "(불법 다운로드가) 온라인 상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포털 사이트로서도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책임을 느낀다"는 참여 이유라면 포털 사이트로서 책임을 느껴야 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요즘 세상에 온라인과 관계가 없는 일도 있나? 신정아 사건에서도 이메일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별 책임 안 느끼는지;;

불법다운로드 근절은 이미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은 필요했다면 보다 자연스러운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송순진 기자에게 보다 자세한 후속 보도로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과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 그리고 네이버의 상관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길 기대하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캠페인 선포식에 온라인업체 견제에 비중을 실었던 한국제작가협회 주축의 '불법 다운로드 방지를 위한 영화인 협의회'가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여전히 궁금한데 기금의 사용 목적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음모론까지 떠오른다.ㅋ


"불법 다운로드 근절" 캠페인 가동
2007.09.20 / 송순진 기자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이 가동됐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