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이글루스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검색 기능이 중단된 지는 오래고 방문자 통계도 툭하면 0으로 리셋된다. 그런 걸 볼 때마다 이글루스에 새로운 글을 올리기가 망설여진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런 일을 몇 번 겪어서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이글루스에는 들인 공이 커서인지 유독 마음이 아프다. 맨 처음 ‘앤잇굿’을 시작할 때부터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티스토리에 미러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설마 진짜로 이런 날이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암튼 그래서 아주 오래 전에 본명(?)으로 만들어두고 잊어버리고 있던 네이버 블로그에 틈틈이 글을 올리고 있는데 신기한 건 진짜 아무도 안 온다는 것이다. 당연한 건가? 하루에 열 명 정도 온다. 한 번은 오기가 생겨서 여기보다 더 공을 들였는데 그래도 안 온다. 어쩌다 한 번 달리는 덧글은 백프로 스팸이고 이웃 신청 역시 결국은 광고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생계형 블로거가 많은 줄 몰랐고 파워 블로거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꼈다. 아무도 안 오니까 재미가 없어서 다시 방치해두고 있었는데 방금 이글루스에 접속해보니 또 방문자 통계가 리셋되어 있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이젠 많이 불안하다. 그냥 속 편하게 네이버 파워 블로거나 될까? 옛날부터 네이버 맛집 파워 블로거가 부럽기도 했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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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영화 한편을 잘 보고 왔는데 왠지 허전하다.


네이버 평점이 5점 이하면 절대로 내 돈내고는 안봤는데 네이버 평점을 확인하지 않고 극장에 갔기 때문이다. 물론 네이버 없어도 영화는 볼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영화 한편을 보려면 네이버에 접속해서 네이버 평점을 확인하고 극장에 갔다가 영화를 본 후 다시 네이버에 접속해서 커뮤니티의 네티즌 평들을 일일이 읽어본 후 리플을 달고 평점을 매기고 나서야 영화 감상을 마무리 지었는데 네이버 없이 영화를 보려니 전희와 후희 생략하고 본게임만 뛴 것처럼 무척이나 허전하고 쓸쓸하다.


네이버가 돈받고 평점을 조작한다는 음모론을 믿는 편이고 네이버 영화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알바들의 존재를 모르는 바도 아니지만 그래도 영화 감상에 네이버가 이렇게까지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줄은 네이버 없이 살아보자고 결심하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나의 감상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고 다른 사람은 내가 본 영화를 어떻게 봤는지 알고 싶고 내가 느끼고 있는 막연한 감정을 누군가가 정확히 캐치해서 속 시원하고 위트있게 정리해준 공감백점 영화평을 읽고 싶은데 네이버 없이 살아보기로 결심한 마당에 다시 네이버로 기어들어갈 수는 없었다.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걸까?


그래서 오랜만에 영화평 쓰기의 달인 <듀나의 영화 낙서판>에 가보았다. 내가 모르고 있던 정보를 알려주는 것도 좋고 변함없이 쿨한 문체는 매력적이지만 나보다 똑똑한 거 같아 기분이 나쁘고 네티즌 리뷰 특유의 좋으면 좋다고 환장하고 싫으면 죽어버리라고 욕하는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느낄 수 없어 허전하다. 무엇보다 내가 방금 보고 온 영화 리뷰가 없다. 회원 리뷰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은 다른 나라 사람이 쓴 것처럼 이질감이 느껴진다. 그들만의 리그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은 생기지 않는다.


별 수 없이 엠파스 영화를 클릭했다. 네이버랑 비슷한 구성이다. 커뮤니티로 들어가니 <영화를 보고> 게시판이 있다.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가봤지만 네티즌 리뷰의 조회수가 대부분 두자리수다. 이 정도 조회수는 네이버 영화 카페에 올라온 글들의 조회수 수준이다. 미안하지만 엠파스 영화에선 나의 영화 감상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욕망이 충족되지 않는다.


드림위즈와 야후에는 영화 커뮤니티가 어디있는지 모르겠다.


예상대로 다음에는 영화 커뮤니티가 있다. 역시 네이버와 비슷하다. 네티즌 리뷰의 조회수를 보니 간혹 세자리수가 있다. 엠파스보다는 찾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네이버에는 없는 엄지손가락 그림도 있어 좋은 평 나쁜 평을 글을 읽지 않아도 알 수 있어 편리하다. 그래도 뭔가 허전한 느낌인데 곰곰이 살펴보니 리뷰 수가 네이버보다 압도적으로 적다.


네이버를 벗어나면 더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모르겠다.

네이버 없이 영화를 보려니 외톨이가 된 것처럼 외롭고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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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6일. 오늘부터 네이버 없이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언젠가부터 인터넷을 하는게 아니라 네이버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심지어는 외국에 나가도 컴퓨터만 켜면 네이버에 접속하다보니 무보수로 일하는 네이버 직원이 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네이버 직원도 아닌데 왜 이렇게 살아야되는지 회의가 들었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네이버화된 나의 체질도 변화시켜보고 싶다. 한국 인터넷 산업을 살리는데 일조를 하고 싶다거나 네이버 NHN 주가 230,000원의 반값도 안되는 다음과 엠파스의 주식을 매수하지도 않았지만 내 인생이 주류가 아닌데 굳이 주류 포탈 네이버만 하루종일 쳐다보며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일단 시작페이지를 네이버에서 엠파스로 변경했다. 다음 카페로 유명했던 추억의 다음으로 하려다가 네이버 검색건수가 70%, 다음이 16%, 엠파스가 5% 라고 해서 엠파스로 결정했다. 컴퓨터만 켜면 보이던 네이버의 녹색화면이 엠파스의 딱히 컨셉이 없어보이는 하얀색으로 변하니까 뭔가 허전하다. 당장 네이버에 접속할 때 느껴지던 폐쇄적인 소속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네이버에 접속하면 뭘 클릭해도 네이버지만 엠파스에 접속하니 어디로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엠파스에도 메인화면에 뉴스가 뜨긴 하지만 어째 네이버에 뜨는 뉴스보다 믿음도 덜가고 뭔가 어정쩡해보인다. 뉴스도 네이버에 떠야 진짜 뉴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나보다. 엠파스 직원이 보면 기분 나쁘겠지만 원래 비주류는 좀 서러운 법이다. 그래도 엠파스 직원이 나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사람취급 받고 살고 있으니 너무 기분 나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장 내 명함과도 같던 네이버 이메일에 새로 온 편지가 있을 것 같아 궁금해서 온 몸이 근질거리지만 어차피 당장 확인안하면 안될 메일이 올 일은 없으니 다행이다. 정 급한 일이 있으면 핸드폰이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믿는다. 어차피 대부분의 이메일은 스팸메일이고 중요한 메일은 보내는 사람이 메일 보내고 나서 메일 보냈다고 연락을 주기 때문에 네이버 이메일이 없어도 사는데는 별 지장이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누가 이메일을 보내겠다고 하면 거의 사용하지 않던 엠파스 이메일을 알려줘야겠다.


네이버의 녹색화면을 몇분 안봤을 뿐인데 벌써부터 손가락이 떨리고 네이버 메인에 뭐가 떴는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다. 예전 담배를 끊을 때 이런 기분이었는데 네이버에도 금단증상이 있는걸까.


엠파스에도 블로그가 있구나. 네이버 블로그야 원래 유명하고 하긴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가 다 독점적으로 유명하다보니 엠파스에 블로그가 있다는 사실조차 신기하다. 다음 카페는 언제 마지막으로 접속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지만 얼마전부터 블로거들을 울고웃게 만드는 블로거 뉴스로 유명한데 엠파스의 장점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여기 저기 둘러보니 왠지 학창시절 다른반에 처음 들어갔을때처럼 마냥 낯설다. 메인을 엠파스로 바꾸고나니 내 마음의 고향은 네이버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러고보니 드림위즈도 있었구나. 근데 드림위즈도 포탈인가? 드림위즈를 생각하니 엠파스는 어마어마한 거대 주류 포탈로 느껴진다. 몇 년만에 드림위즈 이메일에 로그인을 해보니 천문학적인 수의 읽지 않은 메일이 있다.


미안해. 드림위즈. 잘해보자. 엠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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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들이밀었다 퇴짜 맞은 아이템을 사장시키기 아까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는 피디나 작가들에게 들이밀었다가 또 퇴짜 맞았다. 내 아이템을 왜 몰라주냐고 항의하자 회사에선 어떻게든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는 했지만 차마 공개적으로는 못하고 은밀히 들이밀었다가 퇴짜 맞은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만약 다른 회사에서 내 아이템을 좋아해서 계약하자고 하면 우리 회사와 어떤 식으로 공동 제작을 이끌어내야 하나 어쩌나 걱정도 했지만 이젠 괜한 걱정이 뭔지 알게 되었다. 회사에서 이게 뭐가 재밌는지 모르겠다며 퇴짜 놨을 땐 이 세상 어딘가에는 반드시 나의 아이템을 알아보는 누군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수많은 사람에게 모니터를 돌려본 결과 영화사에서 아이템을 선정하는 기준은 놀라우리만큼 비슷해 한번 퇴짜 맞은 아이템을 누군가 발견해줄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비록 이 영화사에선 퇴짜 맞았지만 내 아이템과 궁합이 맞는 영화사가 어딘가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희망은 쪽팔림의 지름길이다. 영화를 발견하는 일은 정성일 평론가만이 할 수 있는 것 같다. 나 잘났다고 설치지 말자.


나는 그저 감사히 월급을 받으며 위에서 시키는 일이나 열심히 하며 살아야 될 팔자일지도 모른다. 이럴 땐 그나마 나에게 그동안 월급을 준 대표님이 그렇게 고마우실 수가 없다. 대표님과 나를 뽑아준 윗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무 가치도 없는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회사에 붙어있어야겠다.


너무 정확히 주제파악을 해버려 의기소침해지기 전에 네이버에서 내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나의 동명이인 중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아서 가끔씩 그들의 정보를 볼때마다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나도 언젠가는 영화사에 시나리오나 아이템을 들이밀었다가 퇴짜는 맞지 않는 출세한 동명이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


내 이름 검색을 완료한 후 검색에 재미가 들려서 안부가 궁금했지만 절대로 먼저 전화하지 않는 영화인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동명이인들 정보만 뜨는 걸로 봐선 현재 딱히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영화인은 없었다. 좀 더 자세한 검색을 위해 영화인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해보니 그나마 그동안 무슨 영화를 하며 살아왔는지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별 거 없었다. 그 중에는 내 아이템을 퇴짜놓은 영화인도 포함되어 있다.


우리끼리 백날 니가 잘나가네 내가 잘나가네 눈치 싸움을 벌여도 결국 네이버나 다음같은 넓고 넓은 포탈의 세계에선 아무 것도 아닌 존재일 뿐이다. 그냥 소시민일 뿐이다.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다른 직원들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마찬가지였다. 이 작은 회사 안에서는 니가 높네 내가 낮네 위아래가 있지만 회사 밖으로 나가면 모두가 젊은 영화인일 뿐이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비록 월급이 계속 밀리고는 있지만 그나마 월급을 챙겨준 고마운 대표님의 이름을 검색해보았다. 역시 훌륭하시다. 몇 년 전 사진이지만 훤칠하니 잘 나왔고 인터뷰 기사도 몇 개 있다. 자랑스럽다. 다만 그때 그시절 사진과 지금 대표의 모습은 같은 사람이라는 걸 믿기 힘들 정도로 거리가 있는데 세월 탓일까 영화판 탓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들이밀었다가 퇴짜 맞은 아이템을 다른 회사에 들이밀었다가 퇴짜 맞을 때마다 나중에 꼭 훌륭한 사람이 되서 복수하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한다. 도대체 이 정도면 됐지 뭘 더 바라는 건지.


맏언니는 조만간 우리팀끼리 회식 한번 하자는데 무슨 얘기를 하려고 평소 안하던 회식을 하려는걸까?
무섭다.

Posted by 애드맨

기획팀 넘버원투가 기획 회의 중에 각자의 영화 인생을 걸고 논쟁을 벌이면 나는 딱히 할 일이 없다. 넘버원투가 얼굴이 울그락 붉그락해질 정도로 격하게 논쟁을 벌이다 잠깐이나마 소강상태가 되면 나에게 누구 생각이 맞는 것 같냐고 물어볼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나는 이리 저리 말을 빙빙 돌리다가 애매모호하게 결론을 내리곤 한다.


어떤 책을 보니 공동 작업 중 다른 사람들이 바보라서 더 이상의 회의는 의미없다고 혼자서 조용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제일 바보라고 하던데 내가 제일 바보라고 해도 딱히 부정하고 싶진 않다.


싸움을 싫어하는 성격 탓이겠지만 이 좁은 회의실 안에서 우리끼리 치고 박고 싸워봤자 생산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나도 예전엔 논쟁을 즐겨하던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넘버원투의 안목은 영 별로야 형편없어라고 생각하다가도 그렇다면 저 안목에 의해 발탁된 나는 도대체 뭐란 말인가라는 회의가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바로 넘버원투 덕분에 여기서 월급받으며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영화를 만들 능력이 없어 보이고 답이 나오지 않는 회의가 부질없게 느껴져도 결국은 누워서 침 뱉는 기분이 든다. 이런게 딜레마라는 걸까?


그러나 가끔은 누워서 침 뱉는 기분이 들더라도 미친 척 하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냐며 혹독하게 제대로 논쟁을 했더라면 회사가 이 모양 이 꼴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후회도 해보지만 이미 넘버 투가 넘버 원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때 넘버 투는 넘버 원에게 자기가 하란대로 했으면 일이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성토의 한방을 날렸는데 말 잘하기로 소문난 넘버 원은 자기가 하란대로 다른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라며 지금 와서 그런 말을 하면 뭐하냐고 보기 좋게 한방을 되돌려줬다. 보기 좋게 한방 되돌려 맞은 넘버투는 당신이 한건 뭐냐고 묻는 넘버원에게 아무런 할말이 없는지 묵묵히 고개를 숙였고 회의는 끝났다.


영화사에 이렇게 말 잘하고 똑똑한 인재들이 많은데 영화를 실제로 만들어서 개봉도 시킨 영화사엔 똑똑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단 말인가. 그런데 무슨 이유로 뛰어난 사람들이 만든 영화들이 대부분 쪽박을 차서 영화판이 이 모양 이 꼴이 됐을까? 태풍이나 지진 같은 자연재해라도 있던 걸까? 이 모든게 인재라면 사실은 똑똑하지 않다는 얘기일까?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회의가 열리고 아무런 결론 없이 회의가 끝나길 반복하다보니 회의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회의가 짧아지다 보니 대화도 줄어가고 대화가 줄다보니 사무실은 도서관처럼 조용해졌다. 전화도 예전보다 적게 울려 직원들의 키보드 두들기는 소리만 유난히 크게 들리는데 뭐하고 있나 힐끔 힐끔 훔쳐보면 네이버와 엠에스엔 혹은 네이트온이 대부분이다. 물론 내 컴퓨터 모니터도 네이버가 대부분이라 가끔은 내가 네이버에서 일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다.


어쨌거나 영화인의 축제 부산국제영화제는 가고 싶은 사람들만 가기로 했다.

Posted by 애드맨

필름2.0에서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이 가동됐다. 는 기사를 보곤 똑똑한 영화계 주요인사들이 왜 순진하게 삽질을 하나 싶었다.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홍보용 영상물을 함께 보고 불법 다운로드 근절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고 하는데 이런 캠페인으로 불법 다운로드가 근절될거라고 믿지도 않으면서 무의미한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는데 기사 하단을 보니 그에 대한 답이 나와 있었다.

포털 기업 NHN(주)이 캠페인 파트너로 함께 나섰고 9월 20일부터 캠페인 페이지를 열어 홍보영상을 블로그나 카페로 담아가는 누리꾼 한 사람 당 100원에 해당하는 기금을 조성해 영화산업 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쓰는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한다. 비록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으로 불법다운로드를 없앨 순 없지만 포털 기업 NHN(주) 네이버로부터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을 받아낼 수 있다면 삽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다운로드 근절이라는 대의명분으로 네이버에서 조성된 기금이 왜 불법다운로드 근절과는 별 상관없는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이라는 애매모호한 용도로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산업이 발전한다고 불법 다운로드가 근절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다는 명분과 불법 다운로드의 상관관계는 더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사실 곰TV나 토토브라우저면 모를까 네이버에서 직접 불법다운로드 받는것도 아닌데 모른척해도 되는 네이버가 굳이 후원하는 이유도 궁금하다. 네이버에서 밝힌 "(불법 다운로드가) 온라인 상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포털 사이트로서도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책임을 느낀다"는 참여 이유라면 포털 사이트로서 책임을 느껴야 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요즘 세상에 온라인과 관계가 없는 일도 있나? 신정아 사건에서도 이메일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별 책임 안 느끼는지;;

불법다운로드 근절은 이미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은 필요했다면 보다 자연스러운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송순진 기자에게 보다 자세한 후속 보도로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과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 그리고 네이버의 상관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길 기대하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캠페인 선포식에 온라인업체 견제에 비중을 실었던 한국제작가협회 주축의 '불법 다운로드 방지를 위한 영화인 협의회'가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여전히 궁금한데 기금의 사용 목적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음모론까지 떠오른다.ㅋ


"불법 다운로드 근절" 캠페인 가동
2007.09.20 / 송순진 기자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이 가동됐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