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해리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2.26 아크엔젤을 읽고...
  2. 2010.12.22 당신들의 조국을 읽고...

<당신들의 조국>을 읽고 로버트 해리스에게 반해 <아크엔젤>도 읽어버렸다. 남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젖어 흥청망청(?)하고 있는 동안 나 홀로 골방에 틀어박혀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추리 소설을 읽는 게 과연 잘 하는 짓인지 의문이 들긴 했지만 일단 한번 손에 잡고 나니 놓을 수가 없었다. 스탈린 전문가인 영국인 역사학자가 스탈린의 비밀노트를 찾으려다 거대한 음모에 휘말린다는 이야기인데 장르적인 재미는 둘째치고 그동안 전혀 관심이 없어서 모르고 있던 러시아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논픽션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탈린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대충은 알 것 같았다. <당신들의 조국>은 황당한 느낌이 많았지만 <아크엔젤>은 똑같은 팩션이어도 마냥 황당하지만은 않았다. “스탈린 동무는 나무 쟁기 밖에 없는 나라를 물려받아, 우리에게 핵폭탄으로 무장한 제국을 선물했네.”라는 대사처럼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적이 있는 대사와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 대거 출연하기 때문이다. 엔딩에 드러나는 거대한 음모가 다소 황당하고 그녀가 마지막에 왜 그런 행동을 하려는지 납득이 되진 않지만 주인공이 뭔가의 진실을 밝혀내고 거기서 이야기가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은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추리나 추적 과정 자체만으로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데 그 과정이 아무리 탁월해도 결과물이 상상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들의 조국>이 딱 그랬다. 엄청난 진실이 밝혀지긴 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한 감이 있었다. 이는 장르의 법칙만 충실히 따라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작가 역시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엔딩을 준비한 듯하다. 나쁘진 않았다.

Posted by 애드맨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를 거둔 지 20여년이 지난 1964년의 베를린에서 연쇄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희생자들은 나치의 고위 지도자들. 유보트 지휘관 출신 사법 경찰인 주인공은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다 무시무시하고 엄청난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 히틀러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다면? 이라는 가상 역사 설정은 원조가 무엇이든 그동안 워낙 흔하게 봐 온 터라 그냥 그러려니 했고 후반부에 밝혀지는 엄청난 진실은 그다지 충격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당시 유럽인들이 그 엄청난 진실을 몰랐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었다. 미스테리를 밝혀가는 과정은 기본 정도는 한 것 같다. 유일하게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누구보다 충성스럽고 훌륭한 군인이자 순수한 아리아인의 혈통을 가진 주인공이 단지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국의 반역자(?)로 돌아서게 되는 계기였는데 그 부분이 끝까지 밝혀지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단지 역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게 납득이 되질 않았다. 더구나 주인공은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이기도 한데 조국의 반역자로 낙인찍히면 아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도 그 길을 선택한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그는 획일화된 독일 사회 안에서 생각이란 걸 할 줄 아는 유일한 독일인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된 이유 역시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의 행동 동기가 끝까지 이해되지 않아 재미가 반감되었지만 2차 세계 대전에 승리를 거둔 지 20여년이 지난 1964년의 독일 사회 묘사는 흥미로웠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