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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드맨



엊그제 ‘아가씨’를 보면서 칸영화제의 최고 기술상이라는 벌컨상을 받았다는 미술에 어딘지 모르게 불만족스러운 느낌을 받았는데 정확히 어디가 왜 불만족스러웠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모르겠던 중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을 보고 그 이유를 알았다. ‘마가렛트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의 가장 큰 볼거리는 유럽의 진짜 부자 귀족으로 나오는 마가렛트 여사의 초호화 거대 저택과 귀족들의 라이프스타일이었는데 자연스레 ‘아가씨’의 그것들과 비교가 됐기 때문이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애초에 조선에는 이 영화에서 묘사된 류의 귀족 문화 자체가 없었는데 원래 없던 걸 상상만으로 꾸며내다 보니 부자연스럽고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비단 일제 강점기 시절만 아니라 현대에 와도 마찬가지다. 각종 매체를 통해 역사와 전통과 차원이 다른 부를 자랑하는 서양의 귀족들을 봐오다가 한국 부자들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급조된 조잡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문득 기타노 타케시가 ‘기타노 타케시의 생각노트’에서 메디치 가문의 부자들을 접하고 한 마디 했던 게 떠올랐다. 한참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 받으며 해외 영화제에서 날리던 시절의 이야기다.


“메디치가는 다빈치의 후원자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 영화제에 이르기까지 예술가들을 후원하며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있는 가문이다. 귀족은 요컨대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일을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리 같은 평민이고, 그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밥을 먹으면서 문득 옆을 보니 그림이 걸려 있었다. 낯익다 싶었는데 라파엘로의 그림이었다. “설마 진품인가요?” 하고 물었더니 당연히 진짜란다. 라파엘로가 그린 그림도 그들에게는 식당 장식물인 것이다. 그들의 선조가 돈을 대서 그리게 한 작품이라고 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현기증이 났다. 역사가 전혀 다르다. ‘일 안 할 만하네.’ 다만 변두리 초밥집 주인처럼 늙어서도 사람들 앞에서 일하는 것을 가장 이상으로 삼는 나로서는, 그 귀족적인 분위기에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아서 그만 빈정거리고 말았다.”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노트> 中에서..


그렇다. ‘역사가 전혀 다른 것’이다. 기타노 다케시의 필모그래피가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급격히 시시해진 이유가 바로 그 다름에 현기증을 느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시아의 변두리에서 고군분투해봤자인 것이다. 그리고 그 귀족적인 분위기와 다름을 한국의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박찬욱 감독의 고뇌와 번민을 어림짐작해보았다. 어떻게 보면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이후의 필모그래피는 아시아의 변두리인 일본보다도 변두리인 한국에서 어떻게든 유럽의 귀족 레벨에 맞춰보려는 고군분투 그 자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벌컨상은 그 고군분투에 대한 기특함 같은 것 일 수도 있겠다.


p.s. 아가씨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