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다운로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7.10.16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의 홧병 (1)
  2. 2007.09.24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으로 불법다운로드가 근절될까? (2)

이제 다 끝난 것 같아 억울해서 자다 깼다. 다시 잠을 청해봤지만 잠도 안 오고 가만히 누워있자니 억울해서 컴퓨터 앞에 앉았다. 몇일째 이러는데 아무래도 불면증같다.


올해가 가기 전이나 내년 초쯤 영화사가 망하거나 내가 나가게 되리라는 건 이미 기정사실이라 딱히 잠에서 깰 일이 아닌데 상업 영화 한번 해보겠다고 영화사란 곳에 들어와 꼬박 꼬박 성실하게 출퇴근하며 발버둥 난장판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한편을 제대로 만들어보지도 못하고 또 한 해를 보낸다고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고 속이 쓰려온다. 요즘엔 식욕도 없다.


홧병 걸리겠다. 벌써 걸렸나?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인 내가 홧병에 걸릴 정도면 망해가는 영화사 대표는 과연 어떤 심정일까? 비록 직원들 월급도 제때 못 주고 회사는 망해가지만 어쨌든 이 불경기에 힘들게  회사를 세우고 일자리를 창출한 사람이다. 요즘엔 부동산이나 주식 안하구 직원 고용해서 사업하는 사람이 애국자라던데 멀리 갈 것도 없이 우리 대표가 바로 그 애국자였다. 까만 연탄이 뜨겁게 열을 뿜어낸 후 하얀 재로 변하듯 요즘 대표의 머리에 흰머리가 점점 늘고 있다. 팍삭 늙은 거 같아 보기 안스러울 정도다. 노력하고는 있지만 대표 맘에 딱드는 부동산을 못찾아줘서 더욱 미안하다.


그러나 내가 대표 걱정할 때는 아니다. 객관적인 정황으로 미루어 짐작해 볼때 한국 영화계가 다시 좋아지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우스에서 로티플 기다리는 심정으로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도 없고 뭐라도 해야 버틸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들 비관적이다 보니 나도 딱히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홧병에 걸린걸까.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더 이상 영화사 직원으로서 할 일은 없고 개인적으로 시작한 시나리오는 안 써지고 속은 쓰리고 가슴은 답답하다. 게임을 하려다 영화를 보면 나아질까 싶어 스텝으로 참여할 뻔한 영화를 다운로드 받아 보았다.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부가판권 시장이 붕괴되고 한국 영화 업계가 불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건 아는데 나도 이러는 내가 싫다.


하여간 내가 스텝으로 참여할 뻔한 했던 영화는 초반 10분 집중해서 보고 나니 왜 망했는지 알 것 같아 나머지는 초고속으로 후다닥 감상하고 하드에 여유공간이 별로 없어서 바로 삭제해버렸다. 시나리오 읽고 예고편을 보고나니 대충 영화는 안 봐도 봤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 내 느낌이 맞았다.


이 영화가 우여곡절 끝에 크랭크인하고 극장에 걸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스텝 제의를 거절했던 나의 선택을 후회했었지만 막상 완성된 영화를 보고 흥행 성적을 체크하고나니 그나마 회사 다니면서 월급이나 받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이 한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글을 쓰다보니 좀 나아졌다. 블로그 만세.

Posted by 애드맨

필름2.0에서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이 가동됐다. 는 기사를 보곤 똑똑한 영화계 주요인사들이 왜 순진하게 삽질을 하나 싶었다.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홍보용 영상물을 함께 보고 불법 다운로드 근절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을 같이 했다고 하는데 이런 캠페인으로 불법 다운로드가 근절될거라고 믿지도 않으면서 무의미한 캠페인을 벌이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는데 기사 하단을 보니 그에 대한 답이 나와 있었다.

포털 기업 NHN(주)이 캠페인 파트너로 함께 나섰고 9월 20일부터 캠페인 페이지를 열어 홍보영상을 블로그나 카페로 담아가는 누리꾼 한 사람 당 100원에 해당하는 기금을 조성해 영화산업 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해 쓰는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한다. 비록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으로 불법다운로드를 없앨 순 없지만 포털 기업 NHN(주) 네이버로부터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을 받아낼 수 있다면 삽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다운로드 근절이라는 대의명분으로 네이버에서 조성된 기금이 왜 불법다운로드 근절과는 별 상관없는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이라는 애매모호한 용도로 쓰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산업이 발전한다고 불법 다운로드가 근절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다는 명분과 불법 다운로드의 상관관계는 더더욱 이해되지 않는다.

사실 곰TV나 토토브라우저면 모를까 네이버에서 직접 불법다운로드 받는것도 아닌데 모른척해도 되는 네이버가 굳이 후원하는 이유도 궁금하다. 네이버에서 밝힌 "(불법 다운로드가) 온라인 상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포털 사이트로서도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책임을 느낀다"는 참여 이유라면 포털 사이트로서 책임을 느껴야 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요즘 세상에 온라인과 관계가 없는 일도 있나? 신정아 사건에서도 이메일이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별 책임 안 느끼는지;;

불법다운로드 근절은 이미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지만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은 필요했다면 보다 자연스러운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 송순진 기자에게 보다 자세한 후속 보도로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과 영화산업발전과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기금 그리고 네이버의 상관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길 기대하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캠페인 선포식에 온라인업체 견제에 비중을 실었던 한국제작가협회 주축의 '불법 다운로드 방지를 위한 영화인 협의회'가 참여하지 않은 이유도 여전히 궁금한데 기금의 사용 목적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음모론까지 떠오른다.ㅋ


"불법 다운로드 근절" 캠페인 가동
2007.09.20 / 송순진 기자
불법다운로드 근절 캠페인이 가동됐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