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새벽 안방극장에서 <모던보이>를 보았다. 개봉 전에는 여러모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작품이었지만 개봉 후에는 ‘잘 만든 영화를 김혜수가 망쳤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정말 김혜수가 영화를 망친건지 확인해보고 싶어서다. 그런데 소문대로 김혜수가 박해일의 이모 뻘로 보여서 영화가 망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김혜수가 박혜일의 이모 뻘로 보이지는 않았고 실제로도 박해일이 77년생이고 김혜수가 70년생이니 그냥 누나 정도지 이모 뻘은 아닌 셈이다. 게다가 여자가 이모 뻘이라고 사랑하면 안 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므로 김혜수가 박혜일의 이모 뻘로 보여서 영화가 망했다는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다.


고작 사랑 때문에 친일파에서 독립군이 된다는 설정에 무리가 있어서 영화가 망했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그건 관객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문제이므로 그냥 넘어가야 될 것 같고 그것보다는 김혜수가 맡은 조난실의 캐릭터에 문제가 있었던 걸로 보였다. 김혜수라는 배우는 캐릭터에 자신을 맞추는 스타일이 아니라 캐릭터를 자신에게 맞추는 스타일인데 각색 과정에서 그런 김혜수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았다. 엄연히 원작이 있는 작품이므로 캐릭터를 배우에게 맞추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왕 김혜수를 캐스팅하기로 했으면 최대한 캐릭터를 김혜수에게 맞췄어야 하지 않았을까?

한 마디로 김혜수가 청순하고 순진한 소녀의 눈망울로 박해일을 바라보는 장면이 과연 관객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할 수 있을 지의 문제에 대한 감독의 고민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어쩌면 감독은 자기가 연기 지도를 잘 하면 김혜수를 캐릭터에 맞출 수 있을 꺼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는데 그렇다면 그건 감독이 잘못한거다. 그리스 신화에 보면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강도가 있는데 그는 사람을 잡아 쇠 침대에 묶고 사람이 침대보다 크면 발을 자르고 작으면 잡아 늘렸다고 한다. 영화의 성공과 실패는 십중팔구 감독 탓일 수 밖에 없다. 김혜수는 무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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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안방극장에서 <우리가, 사랑했을까?>를 보았다. 잠은 안 오고 딱히 볼 것도 없고 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여배우가 내 스타일이어서 끝까지 보게 되었다. 분명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얼굴인데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서 엔딩크레딧의 이름을 확인하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맨 처음엔 케이블에서 한참 자체 제작 드라마를 만들어 대던 시절에 제작된 옛날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여배우들의 헤어, 메이크업, 의상을 보니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길래 이거 혹시 최근에 만들어진 건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2월 초에 첫 방송된 최근에 제작된 드라마였다. 신기했다. 나름대로 이 바닥 동향에는 누구보다 빠삭하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 정도 규모의 단막극이 제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왜 전혀 몰랐을까?


드라마는 나쁘지 않았다. 내 스타일인 여배우가 우는 연기도 열심히 하고 막춤도 열심히 추고 소리도 시원스레 잘 질러서이다. 캠프 파이어 장에서 이 영화의 스태프로 추정되는 엑스트라들과 함께 몸 사리지 않고 막춤을 추어대는 그녀의 열정이 인상적이었다. 그 열정이라면 앞으로 뭘 해도 잘 할 것이다. 옥의 티가 있다면 열심히 연기하고 있는 등장인물들에게 정체모를 누군가가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따위의 질문을 던지고 등장인물들은 그 때마다 자신의 심정을 카메라를 똑바로 보고 일일이 설명하는 장면들이었다. 시청자가 극에 너무 몰입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나? 그렇게 시청자들을 소외시키고 싶었을까?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베드신 다운 베드신이 한 장면도 없다는 점도 조금 아쉬웠다.


엔딩크레딧에 올라온 그녀의 이름은 장채우였다. 분명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인데 처음 본 이름이었다. 검색을 해보고 나서야 장채우는 가명이고 본명은 장민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제서야 왜 그녀의 얼굴이 낯이 익은지 알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작품에서 재회하게 되서 반가웠다. 앞으로 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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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장민아. 최근 사진을 못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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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 안방극장에서 <하늘정원>을 보았다. 같은 시간대에 다른 채널에서 <극락도 살인사건>을 하고 있었지만 <하늘정원>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볼 일이 없을 것 같아서 <하늘정원>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슬펐다. 이은주 때문이다. 이은주의 몸짓과 대사 하나 하나가 다 서글퍼보였고 2003년 개봉작이다보니 철지난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그리고 의상이 의식될 때 마다 안쓰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영화의 힘은 이은주에 대한 서글픔과 안쓰러움의 감정마저 무뎌지게 했다. 너무나 지루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은주가 안재욱과 처음 만나고 나서 헤어지는 데에서 끝났어야 했다. 거기서 끝났으면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인연에 대한 안타까움과 연민의 감정 같은 걸 잘 담아낸 그럭 저럭 인상깊은 단편 영화로 기억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단편으로 끝났어야 할 영화가 장편이 되면서부터 흥행 스코어 3만명이라는 비극이 시작된 셈이다. 그저 이은주는 병 때문에 아파만 하고 안재욱은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괴로워만 한다. 그러다 이은주가 CF스타가 되는 깜짝 사건이 벌어지긴 하지만 워낙에 극의 전개와는 상관없는 뜬금없는 사건이다보니 두 사람의 감정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는다. 이은주는 계속 아파하고 안재욱은 괴로워만 한다. 그러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이은주는 떠나가고 안재욱은 남아서 그녀를 회상한다.


허무했다. 너무나 허무해서 이은주가 어떻게 팬들의 곁을 떠나갔는지조차 잠시 까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TV를 끄고 이런 저런 일들을 한 뒤 잠자리에 눕고 나서야 다시 이은주에 대한 서글픈 감정이 되살아났다. 슬펐다. 어찌됐건 결과적으로 <하늘정원>은 참 슬픈 영화였다. 벌써 5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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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안방극장에서 <내 생애 최악의 남자>를 봤다. 예전에 개봉했을 땐 너무 뻔할 것 같아서 안 봤고 그 동안 흥행 실패작으로만 기억하고 있어서인지 아무런 기대도 안하고 봤는데 예상대로 뻔하긴 했지만 시종일관 흥미진진했고 막판엔 너무 웃느라 눈물이 나올 뻔 했다. 특히 신이가 탁재훈한테 ‘저 혼자 살아요. 자취해요. 쉬운 여자 아니에요. 현관 비밀번호는 1235에요. 1234로 하면 너무 쉬워 보일까봐요.’ 라고 대사를 칠 때는 말 그대로 방바닥에서 떼굴 떼굴 굴러다닐 정도로 웃었다. 탁재훈이 염정아한테 ‘너는 은사님과 교외에 다니니?’ 어쩌구 할 때도 엄청 웃었다. 탁재훈과 염정아가 다시 맺어지는 엔딩을 보자마자 (스포일러라면 죄송;;) 이 벅찬 감동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어서 <내 생애 최악의 남자> 평점을 조회해보았다. 4.01!! 평점이 예상보다 낮아서 조금 의외였다. 평점이 4.01이란 얘기는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 별로 없다는 뜻인데 이거 정말 나만 재밌게 본 건가?

p.s. 편집장 윤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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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안방극장에서 <국가대표>를 봤다.
 

시종일관 반신반의하면서 봤는데 막판엔 결국 눈물이 났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은 <국가대표>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1부와 2부가 다르고 경기 장면과 비경기 장면이 마치 다른 영화같았다.


이래저래 참 신기한 영화 체험이었다.

특히 AIDS장면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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