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3   영진위 지원금만이 살 길이다[1]

흥행예상
기대 > 우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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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한국영화 제작에 70억원 지원

영진위 지원금만이 살 길이다.

영진위 지원금외엔 답이 없다.

이거 못 받으면 내년에도 할 일 없다.

만약 영진위 지원금에 당첨이 된다면...

아는 사람들한테 전화해서 자랑해야지 ㅜㅜ

오늘부터라도 영진위 지원금 당첨을 위해 마음을 곱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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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에로영화제 후원하는 영화진흥위원회   

2008/10/15   핑크영화제 기대된다[7]

지난 번 포스팅에도 언급했듯 핑크영화제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은 소모적인 예술 외설 시비에 엮이는 것이다. 핑크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나 충무로국제영화제 또는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들과는 태생부터가 다르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영화제의 경우엔 관객들의 반응이 좋으면 규모를 키우고 홍보도 대대적으로 하는 전략이 당연하지만 핑크 영화제의 경우엔 관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규모를 키우고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다가는 소모적인 예술 외설 시비에 엮여 영화제 자체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도 있다.


11월 1일에 개최되는 2회 핑크영화제가 작년에 열린 1회 때보다 규모가 커지고 홍보도 잘 되는 것 까진 좋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영화진흥위원회의 후원과 관련된 예술 외설 시비가 불거져 나왔다. 핑크영화제 상영작들의 특성상 영화제가 잘 되다보면 언젠가 한번쯤은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알았는데 영화진흥위원회의 후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그 계기가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차라리 영화진흥위원회의 후원을 안 받았으면 또 모르겠는데 요즘엔 국민의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가에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논란이 확대될 여지도 많다. 그나마 이는 시작일 뿐이고 핑크영화제가 계속 잘 되서 규모가 커지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다보면 스포츠조선 기자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강적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들이 등장하면 100% 게임 오버다. 어찌됐건 이는 핑크영화제가 정치적으로 옳고 그르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백날 토론해봤자 소용없다.) 한국에서 성인 콘텐츠 업계에 발을 담그려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이제 중요한 것은 핑크영화제 주최 측의 의지다. 이런 식의 소모적인 예술 외설 시비에 계속 엮이다보면 성인 콘텐츠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거나 특별한 사명감이 없는 이상 온갖 구박과 박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영화제를 계속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핑크영화제의 주최 측은 시너스 이수 점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주최 측인 부산시나 충무로국제영화제 주최 측인 서울시와는 달리 핑크영화제 주최 측인 시너스 이수점은 혹시라도 핑크영화제와 관련된 소모적인 예술 외설 시비 때문에 극장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매출이 줄기라도 한다면 더더욱 핑크영화제를 지속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다. 걱정된다.

 

Posted by 애드맨

개봉일

2008.11.06.


메인카피

아버지는 또 부끄러운 짓을 했고, 나도 갈수록 더러워져 가


줄거리

외국인들에게 북경어 강습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쑤이는 아버지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어느 날 매춘여성을 상대한 혐의로 구속된 아버지 때문에 경찰서에 호출된 쑤이는 경관인 왕위의 호의로 아버지가 무사히 풀려나게 되자 그에게 몸을 허락한다. 왕위에게 여러 명의 애인이 있음을 알게 된 쑤이는 분노와 절망감에 점점 더 집착하게 되고 그녀는 결국 왕위의 권총을 훔치기에 이른다.


한편, 그녀의 수업을 듣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 중에는 “이리역 폭발사고”로 온 가족을 잃고 중국으로 온 한국인 김광철이 있다. 왠지 모르게 그에게서 자신과 비슷한 면들을 발견하고 마음속으로 의지하고 있던 쑤이는 그가 중국도 한국만큼이나 지겹다며 몽골로 떠난다는 말에 의지할 곳을 잃고 절망한다. 그녀를 옥죄는 현실 속에서 그녀의 삶은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기대

성기와 음모 노출 장면에도 제한상영가가 아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우려

영화진흥위원회 HD제작지원작


흥행예상

기대 < 우려


어떤 콘텐츠인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구의 콘텐츠인지가 중요하다. <중경>은 성기와 음모 노출 장면이 있음에도 제한상영가가 아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는 쾌거를 거두긴 했다만 콘텐츠의 경우처럼 성기와 음모도 <어떤> 모양의 성기와 음모가 노출됐는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누구의> 성기와 음모가 노출됐는지가 중요한데 한국의 관객들은 허궈펑의 성기와 쑤이의 아버지를 상대하는 매춘녀의 음모에는 별반 관심이 없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유가 뭐건 간에 영화진흥위원회 HD제작지원작 중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단 한편도 없었던 것 같은데 <중경>의 포스터를 보니 영화진흥위원회 HD제작지원작인 것도 모자라 아트 플러스 개봉 지원작이라고까지 적혀있다. 이쯤 되면 이 영화는 재미없는 영화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장률 감독의 <경계>를 감동적으로 봤지만 <중경>의 흥행은 걱정된다.

 

Posted by 애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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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품이 얼마나 독립적인지 얼마나 예술적인지 얼마나 HD에 적합한지 누가 시나리오를 제일 잘 썼는지에 대해 모두가 납득할만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가능할까?

영화진흥위원회에서는 독립영화 제작지원, 예술영화 제작지원, HD영화제작지원, 예술영화전용관 선정지원, 영화단체사업 지원, 남북영화교류 기획개발비 지원, 한국 영화 시나리오마켓 공모, 국제 프로듀서 랩 참가 지원, 자막 프린트 제작지원, 국제영화제 참가 지원 등의 한국영화 및 영화산업의 진흥을 위해 다양한 지원 활동을 해왔는데 영화진흥사업의 자본금을 심사위원들이 출자(?)했다면 지원작 선정 결과에 아무런 논란의 여지가 없겠지만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언제나 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2001년 영화인협회에서는 2000년도 극영화제작지원사업 2차 심사를 통과한 7편의 영화 가운데 <바리공주>가 선정된 것은 이 영화에 제작 프로듀서로 관여하고 있는 이00씨가 영진위 위원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반발했고 이후 <바리공주>의 제작사 유니코리아 문예투자는 공문을 통해 "<바리공주>의 제작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이00 영진위 위원에 대해 도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이 위원과 유니코리아의 명예에 심각한 훼손"이라며 <바리공주>의 극영화제작지원사업 선정을 취하했다.


이와 같은 극영화제작지원사업을 둘러싼 갈등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이천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시나리오 공모전에서도 심사의 공정성 얘기가 나오는 마당에 수십억원대의 각종 진흥사업에서 갈등과 불만이 없을 수 없다. 심사위원과 선정 작품의 관련 의혹이 가장 흔한 불만 사례인데 자의든 타의든 영화계가 워낙에 좁아서 각종 이해관계에서 자유롭기가 힘들고 심사위원을 맡을만한 역량이 되는 인력풀이 협소하기 때문이라지만 실제로 심사위원이 A영화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A영화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작품이 지원작으로 선정되는 식의 경우나 특정 업체나 개인이 중복 지원받은 경우가 없지는 않았다. 아마 영화진흥위원회 이전 영화진흥공사 시절에도 크게 다르진 않았을 것이다.


만약 심사위원과 지원사업 대상자와의 관련 의혹이 로스쿨 대학 선정이나 뉴타운 개발, 동남권 유통단지 입찰 과정 등의 국가적인 규모의 대형 이권 사업에서 흘러나왔다면 각종 언론사들과 시민단체들이 어느 윗선까지 엮였는지 밝혀내겠다고 벌떼처럼 달려들어 취재하고 한국사회가 이 정도로 부패했으니 비리를 부르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자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블로그에도 재치있고 시니컬한 글들이 경쟁적으로 포스팅됐겠지만 2001년 영화진흥위원회 극영화제작지원사업의 지원금은 총16억 5천만원으로 전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다소 부족했고 다른 진흥사업의 지원금 규모도 이와 비슷해 언제나 이해당사자들 말고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얼마전 감독협회에서 영진위가 3천억원을 전횡했다고 주장해서 깜짝 놀랐는데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1년에 3천억원이 아니고 8년간 3천억원이었다.


전국민까지 갈 것도 없고 심지어는 영화인 사이에서도 영진위의 진흥사업들은 별다른 이슈가 되지 않는 편인데 현장의 영화인들 대부분이 자기 영화 하나만 잘 만들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겠지만 먹고 살기도 벅찬데 영화진흥사업의 이권다툼까지 신경쓰기에는 현실적인 여유가 없거나 생업은 따로 있고 영화는 취미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2007년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나니 또다시 영화진흥위원회를 둘러싸고 한바탕 힘겨루기가 시작될 분위기인데 결국 문제는 누가 돈을 주느냐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진흥위원회의 진흥사업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고 불만도 없는데 (예전의 무료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한번 떨어졌다고 이러는게 아니다.)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만족할만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위원 선정이 불가능하다면 SBS인기가요 뮤티즌송 선정기준처럼 유무선 인터넷 투표와 리서치 결과를 합산해서 결정하면 어떨까.

Posted by 애드맨

한국영화감독협회 정인엽 이사장의 요구
1. 배우 문성근과 명계남은 영화계를 떠나라
2. 영진위는 해체하고 영화은행과 영상진흥원을 설립하라


기자회견까지 열어서 은퇴와 해체를 주장할 정도면 이미 뭔가 결정된 것 같은 분위기다. 대기업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상업영화들은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 같지만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아야만 제작될 수 있는 독립영화들의 경향에는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예상된다.
Posted by 애드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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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협회 정인엽 이사장
지난 10년간 정치권력과 결탁한 몇몇 영화인이 장악한 영화진흥위원회가 국고로 지원된 영화 자금을 전횡했다. 영진위는 해체돼야 하고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은 개정돼야 한다. 김대중 정부가 1999년 영화진흥공사 대신 만든 영진위가 8년 동안 2980억 원의 돈을 썼는데 영화 진흥과 상관없이 정치적 색깔에 따라 각 단체에 돈을 지원했다. 공사 시절 14개였던 지원 단체가 현재는 157개다. 문성근 씨가 초대 이사장을 지낸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등이 8년간 13억 원을 썼는데 이는 정부 돈을 가지고 정부를 상대로 스크린쿼터 사수 운동을 한 셈이다. 영진위의 상당수 위원들과 관련 기관의 인사들이 소수의 ‘친노 세력’으로 채워지고 그들이 영화계를 장악했다. 영진위 위원장은 한겨레신문 출신이자 원혜영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의 부인인 안정숙 씨가 맡고 있고 이현승(영화감독) 부위원장과 김동원(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 위원은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노문모)’ 회원이다. 위원장을 포함한 9명의 위원은 문화관광부 장관이 위촉한다. 영진위를 해체하고 금융전문기관이 관리하는 영화은행을 설립해 영화발전기금을 제작비로만 활용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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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대 영화과 강한섭 교수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정부 주도로 영화 산업을 키우겠다고 했지만 지난해 한국 영화의 수익률은 ―62%였고 제작 편수, 수출 등에서 10년 전으로 돌아갔다. 이는 영진위의 정책 실패를 말해 주는 것으로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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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김혜준 사무국장
그동안 영진위가 제작 지원 등으로 소진한 예산은 763억 원이며 영상투자 펀드와 융자 등 간접 지원을 포함한 운용 총액이 약 2700억 원이다. 그 돈을 모두 써 버렸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다. 공사 시절과 달리 지금은 사업 중심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장애인 영화제나 인권 영화제 등을 합쳐 100군데가 넘는다.




영화진흥위원회 측 익명의 관계자

3천억 원이라는 큰 돈이 전횡됐다면 그동안 영화계에서 가만히 있었겠느냐. 영진위는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새로운 진흥 정책을 발명하다시피 했다. 제작가협회, 영화산업노조 등 영화에 종사하는 다양한 단체가 있는데 영진위가 전횡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주장이며 정권 교체기를 틈탄 무리한 주장으로 보인다.




흥행예상
영화감독협회 기자회견 < 나훈아 기자회견


 영화감독협회 정인엽 이사장의 영진위 해체 성명서 발표와 나훈아 기자회견이 같은 날 개봉한다.

Posted by 애드맨

1. 메이저 영화사 + 대박 감독 + 재미있는 시나리오

호환마마, 전쟁 등의 재앙만 없다면 크랭크인 할 수 있다.


2. 메이저 영화사 +대박 감독 + 재미없는 시나리오

기획팀에서 시나리오의 문제점을 지적하겠지만 아무런 상관없이 크랭크인 할 수 있다.


3. 메이저 영화사 + 보통 감독 +재미있는 시나리오

감독 교체 의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무난하게 크랭크인 할 수 있다.


4. 메이저 영화사 + 보통 감독 + 재미없는 시나리오

영화사 대표가 밀어붙인다면 기획팀의 구박을 받으며 크랭크인 할 수 있다.


5. 메이저 영화사 + 신인 감독 + 재미있는 시나리오

영화사 대표가 밀어붙여야만 기획팀도 수긍하는 분위기 속에서 크랭크인 할 수 있다.


6. 메이저 영화사 + 신인 감독 + 재미없는 시나리오

신인감독에게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고쳐오라는 숙제를 내주고 집으로 돌려보낸다.

감독은 대표 얼굴도 못보고 주로 기획팀 막내와 커뮤니케이션한다.


7. 마이너 영화사 + 대박 감독 + 재미있는 시나리오

영화사 대표가 양아치만 아니라면 크랭크인 할 수 있다.

마이너 영화사에는 기획팀이 없는 경우가 많다.


8. 마이너 영화사 + 대박 감독 + 재미없는 시나리오

영화사 대표가 정상인이고 감독에게 시나리오 수정 의지만 있다면 크랭크인 할 수 있다.

기획팀이 있다면 반대 의견을 내겠지만 대박작품 감독님 앞에서는 아무 소리 못한다.


9. 마이너 영화사 + 보통 감독 + 재미있는 시나리오

메이저 영화사와 공동제작을 시도하면 조금 더 빨리 크랭크인 할 수 있다.


10. 마이너 영화사 + 보통 감독 + 재미없는 시나리오

감독에게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고쳐달라고 부탁하고 사무실을 빌려준다.

사람 좋다는 소리를 들으며 전략적으로 기획팀과 친해지는 감독도 있다.


11. 마이너 영화사 + 신인 감독 + 재미있는 시나리오

시나리오의 컨셉을 도용당할 가능성이 조금 있다.
표절 논란이 벌어지는 가운데 영화사 대표와 신인감독이 법정에서 만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신인 감독이 그냥 참고 넘어간다.


12. 마이너 영화사 + 신인 감독 + 재미없는 시나리오

장동건을 캐스팅하거나 영화진흥위원회가 도와준다면 크랭크인 할 수 있다.



메이저 영화사는 대기업들과 친하거나 따로 믿는 구석이 있는 영화사입니다.

마이너 영화사는 메이저 영화사가 아니거나 신생 영화사 입니다.


대박 감독은 대박 작품을 연출한지 몇 년 지나지 않은 감독입니다.

보통 감독은 대박 작품 연출 경력이 없는 기성 감독입니다.


재미있는 시나리오는 읽고 나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드는 시나리오 입니다.

재미없는 시나리오는 중도 포기했거나 회의를 위해 억지로 읽은 시나리오입니다.


스타 배우 캐스팅은 크랭크인을 뜻하므로 고려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Posted by 애드맨

내가 만약 포항 근처에 사는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라고 가정을 해봤다.


나는 포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대학을 졸업한 후 작가가 되기 위해 취업은 하지 않고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DVD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고 손님들에게 영화를 추천해준 후 재밌었다는 얘기를 듣는 낙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물론 대부분이 남녀 커플인 손님들은 영화를 틀어줘도 딴짓만 하지만 DVD방 점원으로 위장한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으로서의 자존심이 있지 아무 영화나 추천하진 않는다.


비록 고시원에 기거하며 밥도 제대로 못 챙겨먹지만 각종 시나리오 작법 책만큼은 출간되는 대로 다 구입한다. 시나리오 작법 책 중엔 뭐니뭐니해도 로버트 맥기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것인가>가 최고다. DVD방 일이 고되고 힘들 때면 비디오방 알바에서 세계적인 감독인 된 타란티노를 생각하며 힘을 낸다. 타란티노와 나의 차이는 비디오가게 알바와 DVD방 알바의 차이일 뿐이다.


매일 매일 조금씩 써오던 시나리오를 드디어 완성한다. 이제 영화사에 팔아야 되는데 영화사에 아는 사람이 없다. 직접 영화사에 전화할 용기도 없다. 그래서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시나리오 마켓에 시나리오를 등록한다. 2만원을 내야하고 영화사와 계약을 하면 3%를 떼줘야한다는 조건이 영 내키진 않지만 대안이 없다. 안그래도 어려운 형편에 2만원이나 내고 시나리오를 등록했다가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으면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타격이 클 것 같지만 역시 어쩔 수 없다. KTX타고 서울에 가서 영화사 직접 찾아다니며 시나리오를 주고 오는 것 보다는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등록한 후 하루이틀 기다려도 연락은 오지 않는다. 2만원이 아깝다. 그 돈이면 친구들에게 삽겹살에 소주 한번은 쏠 수 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계속 기다려본다. 한달이 지나도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는다. 좌절이다. 고시원에서 먹고 자고 DVD방에서 일하며 힘들게 쓴 시나리오였는데 왜 세상은 나를 몰라주는지 원망스럽기만 하다. 애타게 기다리다 지쳐 반쯤은 포기한채 또 다시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아직은 새 시나리오를 쓸 여력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02-5XX로 시작하는 번호가 핸드폰에 뜬다. 이거 서울에서 온 전화같은데...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000작가님이죠? 저는 00영화사의 애드맨입니다.> 아아...귀를 의심한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이 전화는 바로 애타게 기다려온 서울에 있는 영화사에서 온 전화다. 영화사 직원이 내 시나리오에 대해 이것 저것 물어온다. 전화로 얘기하려니 답답하다. 그냥 만나서 얼굴 보고 얘기하고 싶다. 영화사 직원도 만나자고는 하는데 포항이라고 하자 부담스러워한다. 그래서 어차피 서울에 일이 있어서 갈 예정이었다고 거짓말을하니 그럼 겸사 겸사해서 보자고 한다. 드디어 나에게 기회가 왔다.


큰맘먹고 KTX를 탄다. 강남에 위치한 영화사로 찾아간다. 서울은 와본 적 있지만 강남은 처음이다. 예의바르게 생긴 영화사 직원이 작가님이라고 불러주고 맛있는 식사도 대접한다. 여기까지는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식사 후 사무실에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한 얘기를 한다. 영화사 인테리어가 좋고 직원들 인상도 좋아 양아치 영화사 같진 않다. 바로 작가 계약하자고 하면 좋을텐데 이런 저런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안에 대해 물어온다. 시나리오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으니 대안도 있을 리가 없다. 그냥 생각해보겠다고만 한다.


한 시간도 안되서 미팅은 끝났다. 이대로 KTX타고 집에 가야 되나? 조금 허탈하다. 아무런 소득이 없다. 애드맨이라는 영화사 직원은 시나리오를 사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 그냥 내부 회의를 더 하고 연락주겠다는 애매한 말만 되풀이 한다. 얘기가 잘되면 서울 시내 구경도 하고 군대 동기 녀석들도 만나려 했는데 왕복 차비 생각하면 그럴 여유도 없다. 영화사에서 나와 바로 KTX에 몸을 실었다.


몇 일 후 영화사 직원에게 연락이 왔다. 시나리오는 회사에서 모니터 결과가 안 좋아 진행하지 못하게 됐으니 미안하단다. 이런... 미안하다고 될 일이냐. 처음부터 서울로 오라고 하질 말던가. 음..내가 먼저 올라가겠다고 했구나. 그래도 좀 말려주지. 그냥 영화 예매권이나 좀 달라고 하니 꼭 챙겨주겠다고 한다. 그나마 고맙네. 힘이 빠진다. 쓰기 싫다.


나의 전화 한통 때문에 멀리 서울까지 왔다가 허탕만 치고 간 000작가님에게 힘 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어 이렇게 대신한다. 시나리오를 살 것도 아니면서 힘내라고 하면 작가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먼길 오신 작가님이 사무실을 떠날 때 지었던 허탈한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 예매권 몇 장을 보내드렸던 기억이 난다. 비록 첫 작품은 불발로 끝났지만 재기발랄한 차기작으로 보란 듯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 작품을 마지막으로 아직 아무런 소식도 들려오지 않는다. 나 때문에 창작 의욕을 상실한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회사의 내부 모니터 결과 따윈 신경쓰지 말고 부디 내년엔 더 멋진 작품으로 컴백하셨으면 좋겠다.

Posted by 애드맨

평소 친하게 지내는 후배1이 여름 한철 죽도록 고생해 단편영화를 만들어서 2007 서울독립영화제에 출품을 했는데 본선 상영작 명단에 오르지도 못했다며 술이나 한잔 하자고 했지만 당장 내가 연체 직전의 금융 위기 상태라 오늘은 힘들고 올해가 가기 전에는 꼭 한잔 사겠다고 했다.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상영작 명단에 오르지 못한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술까지 사달라는지 그 허무한 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게임, 일드, 미드같은 취미생활에 몇 일만 올인해도 금방 잊을 수 있는 고통이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위로해주었다.


후배1이 단편 영화를 사랑하는 건 알겠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로 만들고 싶은 건 연예인 스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편상업영화고 단편영화는 장편상업영화 감독이 되기 위한 디딤돌 같은 존재일 것이다. 결국 후배1에게 서울독립영화제는 장편상업영화를 만들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만든 단편영화를 충무로 제작자들과 피디들에게 선전하기 위한 그리 효과적이지 않은 홍보 수단일 뿐이다.


게다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수백명의 장편 상업 영화 감독 중 서울독립영화제 출신 감독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고 직접 서울독립영화제에 가서 보면 알겠지만 이것이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에 선정될만한 수준의 단편영화라고 할 만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심사평에 이런 저런 의미를 갖다붙여도 어차피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 따위는 존재할 수 없다. 말 그대로 상영작 선정 기준은 심사위원이 해마다 바뀌듯 다를 수 밖에 없고 서울독립영화제 사람들도 사람이다 보니 단골 손님은 있게 마련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 심정으로 선정되는 영화들도 몇편은 있을테니 그들의 눈에 들지 못했다는 이유로 허무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 영화의 유통 배급망이 현실적으로 영화제 말고는 없기 때문에 서울독립영화제나 미쟝센 단편영화제 상영작에 선정되지 못하면 죽도록 고생해서 만든 영화를 스텝들과 가족들끼리만 보고 외장 하드 깊숙한 곳에 고이 간직해야 된다는 사실은 무척 허무할 수 밖에 없다. 간혹 인터넷에 UCC처럼 올린 영화가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기적같은 일이니 일반화 할 수는 없다.

독립영화를 만드는건 예술의 영역이지만 영화제 상영과 배급은 비즈니스의 영역이므로 언제까지고 독야청청 인디펜던트일 수 없다는 사실을 독립영화 기획 단계부터 고려해야되는데 영화제 심사위원의 취향을 고려해가며 만드는 영화가 독립영화일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런데 독립영화 만들어서 성공하려면 영화제 심사위원 뿐만 아니라 영화진흥위원회의 독립 영화 지원금을 배분하는 심사위원의 취향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그렇게 뻣뻣하게 독립적으로 사고하면 독립영화 제대로 해먹기 힘들다.


독립영화 만들어서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상영작에 선정되는게 영화 인생의 목표라면 더 이상 할말은 없지만 어차피 남의 눈치를 보며 영화를 만들어야 되는 팔자라면 몇 안되는 심사위원에게 잘 보일 생각일랑 잊어버리고 일반 대중에게 잘 보여 한 푼이라도 더 삥뜯을 궁리를 하는게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자세아닐까.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