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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6 양다리를 보고...
  2. 2008.12.08 영화 리뷰 시장의 몰락 (4)

슈퍼액션에서 사카모토 레이 감독, 나츠메 쿄코 주연의 <양다리>(2005년)를 보았다. 이 영화는 심야 또는 새벽 시간에 슈퍼액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냥 그런 V시네마가 아니다. 핸드헬드, 롱테이크, 원씬원컷, 점프컷, 뜬금없는 사운드 효과 등등 80년대 자주영화 느낌이 물씬 나는 게 굳이 감독의 족보를 따지자면 베드신 몇 개만 있으면 그 외에는 전혀 간섭을 하지 않았다는 로망포르노 시절에 배출된 구로자와 기요시, 모리타 요시미쯔, 수오 마사유키 등등의 작가주의 감독들의 후계로 추정되었다. 보통은 핑크영화제 같은 곳에나 가야 볼 수 있는 영화를 심야의 케이블채널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기에 훨씬 더 감동적이었다. 비록 감독의 자의식이 반영되어서인지 지나치게 카메라가 의식되어서 베드신에 몰입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긴 했지만 예술 영화 한 편 감상했다고 생각하면 딱히 단점이라고 볼 수도 없겠다. 장례식장에서의 출산 장면을 통해 죽음은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는 깨달음을 주려고 노력(?)한 점이 인상적이었고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상태에서 덜컥 임신한 두 여자의 소통 과정도 참신했다. 이런 영화를 케이블에서 보게 되다니 참 세상 좋아졌다. 횡재한 기분이었다. 슈퍼액션 잘 한다. 파이팅.

 

Posted by 애드맨

몇 년 전부터 기자나 평론가들의 영화 리뷰는 전혀 믿지 않고 있다.


한 때는 나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던 기자나 평론가가 몇 명 있었다. 그들이 칭찬하면 나는 극장으로 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들이 거의 모든 영화를 칭찬하기 시작했다. 칭찬 아니면 침묵 둘 중 하나였다. 뭔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그래도 그들이 칭찬한 영화니까 당연히 만사 제쳐두고 극장으로 달려갔었는데 그들이 칭찬한 영화를 몇 번 보고 실망한 뒤부터는 그들에 대한 믿음을 저버렸고 그들의 글도 읽지 않게 됐다. (믿음을 상실했기 때문이 아니라 무슨 소린지 당췌 모르겠어서 못 읽는 글들도 많았다.) 그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잘 알겠는데 영화를 보는 즐거움만큼이나 리뷰를 읽는 즐거움도 컸기에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런 걸 두고 주례사 비평의 부작용이라고 하는 걸까?


네이버 영화 평점도 믿지 않는다. 그래도 네이버 영화 평점이 제일 객관적이고 정확하다는 의견이 있고 내 생각에도 네이버 영화 평점만 한 게 없긴 한데 평점의 높고 낮음만으로는 이 영화가 왜 좋다는 건 지 나쁘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영화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궁금할 땐 그 영화에 대해 별점을 적게 준 리뷰만 골라서 읽는다. 별점을 세 개 이상 준 리뷰는 거의 읽지 않는다. 평점이 높은 영화일 경우 별점도 높은 리뷰의 수가 많은데 수많은 리뷰들 중 어떤 리뷰가 알바생이 작성한 리뷰인지 구별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리뷰 제목에 아무리 '알바아님'이라고 써도 안 믿는다. 별점을 적게 준 리뷰는 알바생이 작성한 리뷰일 가능성이 거의 없고 가장 객관적이고 정확한 리뷰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진심이 담겨있는 솔직한 리뷰일 가능성이 크다.


같은 이유로 영화 기사들 중에서도 악평이 담긴 영화 기사들만 골라 읽는다. 영화를 제작한 관계자들과의 친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화를 좋게 포장했거나 영화 줄거리만 짧게 요약한 기사들과는 달리 최소한 진심이 담겨있을 가능성이 크고 기자 개인의 영화 관계자들에 대한 사적 악감정으로 인한 악평은 적당히 걸러서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관객들이 많은지 네이버 영화 리뷰들의 조회수를 보면 별점을 많이 준 리뷰의 조회수보다 별점을 적게 준 리뷰의 조회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하루에도 수많은 영화 기사들이 쏟아져나오지만 네티즌들의 덧글이 달리는 기사들은 영화 줄거리만 짧게 요약한 기사들이나 주례사 비평이 담긴 기사들이 아니라 악평이 담긴 기사들이다. 악평으로 유명한 몇몇 기자들의 기사는 포털에 올라올 때마다 화제가 되곤 하는데 기자 이름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누구의 기사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니 이 정도면 작가주의(?) 기자라는 평가를 받아도 될 것 같다.


내년에는 부디 작가주의(?) 기자나 평론가들이 더욱 많아져서 영화 리뷰 시장이 다시 예전처럼 활성화되면 좋겠다.

p.s. 증거화면 캡쳐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