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몰라도 불쌍한 연기 하나만큼은 정운택이 한국 최고라고 생각한다. <두사부일체> 이후 슬럼프 기간에 너무 힘들어서 자살까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기사를 읽어서 그런걸까? 정운택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 진짜로 불쌍해 보인다. 실제로 정운택은 거의 모든 영화에서 불쌍하게 웃기는 역할로 나왔는데 요즘 절찬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까지 불쌍하게 웃기는 역할로 나온다. 하여간 정운택의 코믹 연기는 분명히 웃기긴 하지만 피식 웃고 나면 나도 모르게 가슴 한 구석이 스산해진다. 이유는 모르겠다. 사실 작년 겨울에 개봉했던 공포영화 <4요일>이 잘 되기를 바랬던 것도 순전히 정운택 때문이었다.


필름2.0에 실린 <유감스러운 도시> 보도기사를 보니 정운택은 이번에도 불쌍하게 웃길 기세다. 초겨울 밤바다에 대역 없이 직접 뛰어드는 연기를 선보였는데, 몇 번의 NG에도 “50번이든 70번이든 O.K가 날 때까지 빠지겠습니다.”라는 의욕을 보이며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에서도 꿋꿋하게 촬영에 임했고, 뜨거운 피자를 얼굴에 갖다 대는 장면에서도 실제 뜨거운 피자를 얼굴에 올려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으며, 극중에서 치료약으로 가져온 좌약을 먹는 설정에서는 실제 좌약을 그대로 활용, “나 진짜 좌약 먹었어.”라며 울상을 짓다가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고 한다. 정말 대단하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장에서 감독과 배우들의 아이디어로 즉석에서 만들어진 ‘공사장 씬’에서는 실제 몸에 불을 붙이는 연기를 선보임으로써 할리우드 현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투혼연기를 펼친 결과 실제 2도 화상을 입는 영광(?)의 상처까지 얻었다고 한다.


그동안 수많은 보도기사를 읽어봤지만 보도기사를 읽다가 눈물이 흐를 뻔한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분명 영화로 보면 코믹한 장면들이지만 역시 정운택을 생각하니 가슴 한 구석이 스산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질라 그런다. 투혼의 연기도 좋지만 부디 다음 작품부터는 괜한 고집 부리지 말고 몸 생각도 좀 했으면 좋겠다. 나는 진심으로 정운택이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Posted by 애드맨

개봉일
2009.01.19.

작품소개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는 홍콩영화 '무간도'를 패러디한 코믹 영화로 범죄조직에 잠입한 교통경찰 출신의 장충동(정준호)과 경찰 조직에 잠입한 양아치 이중대(정웅인)의 맞불 스파이 작전을 다룬 범죄 액션코미디 영화다.


기대

정트리오가 출연하는 오랜만의 한국형 조폭 코미디


우려

'유감스러운 도시'는 일전의 조폭 코미디와는 다르다


흥행예상

기대 > 우려


지난 몇 년간 한국형 조폭 코미디가 너무 많이 나와서 지겹고 식상했었는데 막상 한동안 안 보이니까 조금 허전하고 그립고 그랬다. 다만 감독의 말에 따르면 <유감스러운 도시>는 일전의 조폭 코미디와는 다르다는데 기존의 한국형 조폭 코미디와 너무 다를까봐 걱정이고 관객들에게 익숙한 걸작 한국 조폭영화도 많은데 굳이 홍콩 조폭영화를 패러디했다는 점은 다소 의아하다. 그래도 오랜만의 조폭 코미디라 잘 될 것 같다. 기대된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