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2.08 떡볶이 1인분과 삶은 계란
  2. 2007.09.17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의 사다리타기 (6)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어져서 대로변 트럭에서 영업하는 떡볶이 가게에 들렀다. 그저 떡볶이를 먹고 싶었기 때문에 순대나 튀김 따위를 추가하지 않고 오로지 떡볶이 1인분만 주문했는데 사장님이 떡볶이 1인분만 먹으면 배고플테니 삶은 계란 하나 더 먹으라고 권유하셨다. 요즘 경제가 어렵다는데 참 인심 좋은 사장님이구나 감동하며 그러면 하나만 더 먹겠다고 대답했고 사장님은 김이 모락모락나는 삶은 계란 하나를 접시에 덜어주셨다.


처음에 주문했던 떡볶이 1인분과 사장님이 건네주신 삶은 계란 하나를 맛있게 먹으며 나도 이제부터는 블로그에 맛집 카테고리를 따로 하나 만들어서 이렇게 인심좋은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을 소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큰 도움은 안 되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참 보람있을 것 같았다. 마침 가방 속에는 왠일인지 평소에 안 가지고 다니는 디지털 카메라도 있었다. 아무래도 맛집 카테고리를 따로 하나 만들어야 될 운명이구나 싶었다. 내가 먹고 있는 떡볶이랑 삶은 계란 사진도 찍어야 되나 고민했는데 사장님이 뻔히 보고 있는 앞에서 촬영할 생각을 하니 왠지 쑥스러워서 그냥 안하기로 했다. 블로그에 새로 추가될 맛집 카테고리를 어떻게 꾸며야 잘 꾸몄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는 사이에 떡볶이 1인분과 삶은 계란 하나를 다 먹어버렸다.


이제 나가서 떡볶이 가게 사진을 멋들어지게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음식값을 지불하고는 가방 속에서 야심차게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려는 순간, 사장님은 계란 값이 모자란다고 하셨다. 계란값이 모자란다고? 처음엔 이게 무슨 소린가 싶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까 사장님이 먹으라고 권유하셨던 삶은 계란값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제서야 그 삶은 계란이 공짜 서비스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허둥지둥 계란값을 마저 지불한 후 황급히 전철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으로는 누가 뭘 더 먹으라고 권유하면 공짜 서비스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먹어야겠다.

Posted by 애드맨

대부분의 영화사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다.


내가 다니는 영화사도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은데 무슨 이유에선지 회사 내에서 군것질을 자주 하게 된다. 난 길거리 다니면서 포장마차나 트럭에서 떡볶이나 순대를 사 먹어 본 적이 별로 없는데 여직원들은 회사 근처의 포장마차나 트럭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떡볶이, 순대 그리고 튀김 사먹는걸 매우 좋아한다. 보통 오후 3~4시 사이에 단체로 군것질을 하는데 돈 내는 사람은 사다리타기로 결정된다. 총 열댓명의 직원들이 사다리타기해서 두명 정도가 당첨되는데 나도 그동안 두 번인가 세 번 걸려서 몇 번 군것질 심부름을 갖다 온 기억이 난다.


단골 노점상 떡볶이집 주인 아주머니에게 떡볶이 5인분, 순대 5인분, 튀김 5인분을 주문하면 이렇다할 객관적인 기준없이 대충 포장해서 주는데 5인분 시킬 때나 3인분 시킬 때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살 때마다 손해보는 기분이다. 한번은 좀 많이 주세요라고 강하게 어필했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무섭게 노려보며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적게 주는게 아닌가. 강하게 어필해봤자 본전도 못 찾을 것 같아 다음부터는 군소리없이 주는 만큼만 곱게 포장해서 배달해오곤 한다. 우리 회사 앞 떡볶이집 주인 아주머니는 얌전히 있는 손님에게 그나마 많이 챙겨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회사로 돌아와 떡볶이, 순대, 튀김을 테이블 위에 세팅해 놓으면 각자 업무를 보고 있던 직원들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 빠른 속도로 먹어치워버린다. 바로 이 때가 회사 생활 중 가장 보람있고 뿌듯한 순간이다. 내가 준비한 간식을 맛있게 먹는 직원들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회사 생활 잘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생각해보니 입사 초기에는 사무실에 먹을 게 많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사라져버렸다. 탕비실이라는 곳에 믹스커피가 있고 녹차가 있고 온갖 종류의 과자와 군것질거리들이 항상 준비되어 있었는데 요즘엔 커피와 녹차만 남아 있다.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이게 다 한국 영화가 어렵기 때문인걸까?


한국 영화 어려운 거랑 내가 지금 이렇게 도배하듯 블로그에 낙서하는 거랑 무슨 관계가 있을까? 오늘은 월요일이라 주간회의 준비도 해야 되고 진행 중인 작품 시나리오 회의도 해야 되고 미루고 있던 주목할만한 원작 판권도 알아봐야 되는데 새벽까지 잠 못 이루고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번 주에는 그동안 밀린 진행비나 나왔으면 좋겠다. 일단 자비로 쓰고 나중에 영수증 청구하면 준다고 했을 때부터 뭔가 수상하긴 했는데 역시나 안 나온다. 남의 돈 받아내기가 이렇게 힘들다.


진행비도 안 나오는 마당에 사다리타기라도 신중하게 해야겠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