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드라마스페셜'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6.06 조금 야한 우리 연애를 보고...
  2. 2010.05.23 무서운 놈과 귀신과 나를 보고... (6)

단막극의 단점은 작품들의 퀄리티가 들쑥날쑥이라는 것이다. 1회가 걸작이라고 2회도 걸작이란 보장이 없다. 1회보고 감동해서 잔뜩 기대감을 갖고 2회를 봤다가 이게 뭔가 싶은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이는 단막극의 장점이기도 하다. 1회가 졸작이라고 2회가 졸작이란 법도 없다. 내 생각엔 바로 이것이 단막극만의 매력인 것 같다. 미니 시리즈 같은 경우엔 1,2,3,4회까지 봤는데 영 아니면 어지간해선 다시 볼 일이 없지만 단막극은 1,2,3회가 영 아니어서 4회를 안 보더라도 5회나 6회 정도엔 걸작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심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걸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언젠가 한 번쯤은 다시 보게 된다.

<조금 야한 우리 연애>는 걸작에 대한 기대보다는 황우슬혜 때문에 봤다. 예전부터 황우슬혜에게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보고 재밌다 그러는 게 예의가 아니지만 황우슬혜의 행동 하나 하나가 이상하게 재밌게 느껴졌다. 일단 목소리가 묘하게 매력적이다. 한 번 들으면 계속 듣고 싶어진다. 외모도 마찬가지다. 한 번 보면 계속 보게 된다. 예쁘긴 예쁜데 신기하게 예쁜 느낌? 중독성이 있다. 침대에 누웠을 때의 바디 라인도 인상적이었다. 가장 큰 매력은 연기에 임하는 자세다. 황우슬혜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등장인물의 감정보다는 황우슬혜 본인이 열심히 연기를 하려한다는 진정성이 먼저 느껴진다. 게다가 나는 나쁜 일만 아니라면 뭔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편이기도 하다.

<조금 야한 우리 연애>는 비단 황우슬혜 때문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무난하게 몰입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적당히 로맨틱하고 적당히 현실적이고 적당히 씁쓸하다가 행복한 미래를 암시하며 무난하게 마무리 지어지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어찌나 몰입이 되던지 황우슬혜가 이선균에게 “헤픈 게 사랑이야!” 라고 했을 때 나도 모르게 동의 할 뻔 했을 정도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상적인 대사이긴 하지만 그다지 중요한 대사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이 현실이 아닌 이선균의 환상인 것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그런 뜬금없는 복장으로 뜬금없는 타이밍에 숲속에서 자전거를 타다 재회한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 황우슬혜에게 뭔 일이 있었는데 편집에서 짤린 걸까? 만약 내 예상이 맞다면 진짜 슬픈 장면인건데...

Posted by 애드맨

<무서운 놈과 귀신과 나>를 보니 지난 주에 했던 <빨강사탕>이 얼마나 수준 높은 단막극이었는지 알 것 같다. 사람들이 괜히 노희경 노희경 하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박연선도 스타 작가 아닌가? 혹시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하지만 스타 작가의 단막극에 그 정도 기대는 당연한 거 아닌가? 처음에 이원종이 룸싸롱에서 조폭들과 부어라 마셔라 흥청망청 놀 때까지는 괜찮았다. <파이란>같은 남성미 물씬 풍기는 드라마를 보게 될 것 같아 반가운 마음에 조금은 설레이기까지 했다. 보기 드물게 참신한 마스크를 가진 미모의 여고생 귀신이 아무 말 없이 이원종을 쫓아다닐 때까지도 나쁘지 않았다. 여고생 귀신이 입고 있는 교복이 교복이라기보다는 업소복(?) 같아서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뭐 나쁘진 않았다. 중요한 건 의상이 아니라 이야기니까. 그러나 불량 청소년들이 음료수 자판기를 방망이로 때리는 장면부터는 조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정말 뜬금없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불량 청소년들의 불량함을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었던 걸까? 한강 고수부지에서 비행 청소년과의 대화 장면부터는 이 드라마가 어쩐지 괜찮은 드라마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여고생 귀신의 정체가 설마 OOO였을 줄이야! 이원종이 뜬금없이 코피를 흘린 이유가 설마 <천장지구>에서 유덕화가 코피를 흘린 이유와 같을 줄이야! 무엇보다 드라마가 그냥 그렇게 끝나버릴 줄이야! 단막극 부흥이라는 취지를 내가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걸까? 단막극의 부흥을 위해 시청률이 아니라 퀄리티로 승부하려는 건 줄 알았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단막극은 겨우 이 정도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혹시 단막극은 예전 그대론데 나만 달라진 걸까? 아니면 드라마 수준이 너무 높아서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하긴 그럴 수도 있겠다. 드라마를 정독했지만 아직까지도 기획의도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그냥 조금 안타까웠다. 그나저나 다음번 드라마 극본 공모전이 언젠지 한번 알아나 봐야겠다.

 

Posted by 애드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