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봉 준비만 몇 년째인 친구와 진탕 술을 마시고 집에 오는 길에 문득 신정아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의 영화인생을 걸고 반드시 신정아 전기 영화를 만들고 싶긴 했는데 신정아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건 오늘이 처음이다.
어차피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 만약 누군가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대신에 나에게서 쾌락을 얻고 싶어한다면 기꺼이 도와줄 용의가 있다. 지금 내가 가장 만들고 싶은 건 신정아 전기 영화인데 만약 누군가 신정아 전기 영화를 만들게 해줄테니 몸로비를 하라고 하면 SM이든 코스튬이든 주문만 하면 오케이다.
문제는 나의 몸값이다. 여러 사람들에게서 피부 상태가 A급이고 머릿결이 환상이며 대충보면 꽃미남 스탈이라는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저렴한 값에 오케이하리란 기대는 버려야 한다. 물론 지금 망해가는 영화사에서 받는 연봉이 편의점 알바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어서 어마어마한 금액을 부를 순 없는 입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나잇 한번에 십만원 이하로는 응할 생각이 없다.
그렇다면 망해가는 영화사 직원으로서 나의 몸값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신정아와 나는 성별만 다를 뿐 빠질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신정아 통장엔 몇억이 있다는데 나의 통장은 왜 이러냐. 하여간 신정아 전기 영화를 만드는건 나의 영화인생을 걸고 추진하고픈 프로젝트인데 신정아 전기 영화 만들게 해주는 조건으로 누군가 나의 몸을 원하면 조건만 맞다면 기꺼이 오케이다.
요즘 하루 하루 나이도 먹어가고 피부 탄력도 떨어지고 체력은 바닥이고 술도 많이 먹어서 속도 안 좋은 것 같구 설상가상으로 후배 꽃미남들이 치고 올라와서 걱정이 태산이다. 이대로라면 자격증은 1종 보통뿐인 나의 몸값은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떨어질게 뻔한데 나도 신정아처럼 한살이라도 어릴 때 승부를 봐야 되는게 아닐까.
그렇다면 나의 양균이 형을 물색해야 되는데 역시 신정아가 대단한게 나는 청와대에 아는 사람이 없다. 청와대에 근무중이고 나를 탐낼만한 형만 포착된다면 기꺼이 몸로비할 생각이 있긴 한데 뭘해야될지 몰라서 답답할 뿐이다.
평소 주량의 2배를 마셔서 그런지 어질어질함에도 불구하고 또 한잔 하고 싶은데 갑자기 내 머릿속에 전설로만 전해오는 영화계 3대 미인이 떠올랐다. 영화계 3대 미인이라면 B영화사 마케팅 직원과 모 감독님의 연출부 그리고 나도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손담비가 울고 갈 정도의 몸매가 자랑인 아무개 양인데 세월이 지났으니 3대 미인도 물갈이 됐을 것 같아 노래방에서 조용필의 단발머리 소녀를 부르고 싶다.
구치소에 있는 신정아님한테 연락해서 님 전기 영화를 만들고 싶으니까 한번만 도와달라고 바닥에 드러누워서 울고 불고 애걸복걸 스트립쇼라도 하고 싶은데 술 다깨면 이 포스팅은 바로 삭제할 수도 있다.
피곤하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겠는데 한살이라도 어릴 때 호빠에서 알바나 할까보다.